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안전 안내 문자에 서울에 많은 눈이 내린다고 했기 때문이다. 문자대로 길 위에, 옆집 옥상에, 전신주 위에 눈이 소복이 쌓였다. 눈 쌓인 모습이 예뻤지만 나갈 생각을 하니 낭만적으로만 생각하기 어려웠다. 엄마는 "첫눈 치고 많이 왔어"라고 하셨다. 요 몇 년 첫눈이 내린 건지 만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짧게 내려 첫눈을 못 본 사람이 많았고 심지어 내렸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번 겨울은 영하로 내려가기 전, 매서운 추위를 느끼기 전, 첫눈이 겨울임을 알리는 신호탄 같다.
오전에 강남에 있는 타 기관의 채용 면접 심사를 가야 해서 평소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나섰다. 거리가 멀고 눈이 내려 행여나 교통체증이 있을까 봐 염려되었다. 다행히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다. 좀 돌아가지만 전철 갈아타는 것보다 낫다. 동호대교를 건널 때 눈 내린 한강이 멋있어서 사진을 마구 찍었지만 건질만한 사진이 없어 아쉬웠다. 면접장에 도착해야 할 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했다.
하늘에도 눈이 내린 것 같다, 동호대교 건너며 버스에서 찍은 사진(07:48, 08:19, 08:19)
면접 심사를 마치고 회사 복귀를 위해 전철역으로 가는 길에 눈 내리는 하늘을 찍었다. 사진으로는 눈이 마치 검은 티끌처럼 보인다. 성수대교를 지나며 눈이 내리는 한강을 찍었지만 뿌옇게만 보인다.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멀리 한강다리가 보인다.
눈이 잠깐 멈춘 하늘, 눈 쌓인 풍경, 눈 내리는 하늘(08:45, 11:36, 11:36)
전철에서 성수대교 건너며 찍은 한강 / 눈 온 청계천 (11:49, 12:26, 15:16)
사무실로 가는 길에 전철역 지하상가에 있는 키오스크 김밥 집에서 현미야채 김밥을 샀다. 그 옆에 있는 제과점에서 토마토 수프를 샀다. 여태 먹은 토마토 수프 중 제일 맛있게 하는 곳이다. 한 그릇 먹고 나면 배가 든든하고 속도 편하다. 지상은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오후 3시 넘어 눈이 그쳤다. 하늘이 개일 듯 맑은 구름이 나타났다. 노을질 무렵의 하늘은 멋있었다.
기후변화로 11월에 폭설이 내렸다. 2050년이 되면 지구상의 많은 빙하가 녹아내려 없어진다고 한다. 디데이라고 부르는데, 빙하가 없어지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인천 바다의 해수면은 4cm 높아질 거란 예측이다. 부산 앞바다 일부가 잠길 거란 얘기도 있다. 심상치 않은 날씨를 보며 디데이 날이 앞당겨질 것 같아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