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6. 19
그녀는 입이 딱 붙어 말을 할 수가 없다. 바나나를 먹고 갈 건지, 싸 갈 건지 묻는 엄마의 물음에 답을 하려고 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아 옷 입는 척 거울을 보는 중이다. 결국 표정관리를 하지 못하고 엄마가 차린 아침 식탁에 앉았지만 도무지 입맛이 없어 숟가락을 들고만 있다가,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질문을 하려는데 먼저 눈물이 왈칵 쏟아져 목소리가 갈라진다. 누가 들어도 우는 소리에 엄마는 놀라 어쩔 줄 모르며 "내가 욕심이 많아서 그래. 이제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닌데, 왜 그렇게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라고 한다.
요즘 그녀는 눈물이 한번 터지면 울음소리가 커지면서 더 많은 눈물이 흐르는 걸 막을 도리가 없어 난감한데, 한참을 울다가 지각할까 두려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도시락통을 찾아 아침밥을 담으며 회사 가서 먹겠다고 말한 후, 현관에서 아무 말 없이 엄마와 포옹을 하고 집을 나서며 사춘기 때처럼 문을 쾅 닫거나, 쳐다보지도 않는 행동을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버스를 타러 가는 내내 또 눈물이 나 두 눈이 시뻘게지고 코가 빨개지자 황급하게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안경을 고쳐 쓰며 모자 쓰고 나올 걸 하고 후회한다. 정작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여나 지나는 사람들이 빨간 두 눈을 볼까 고개를 숙인다.
사무실 도착 후 한 시간쯤 지나 엄마가 "내 딸, 우리 큰 딸이 나의 큰 행복이야. 딸 생각이 다 맞아. 욕심을 버려야 행복이 보인다는데... 노친네 생각이라고 무시해. 딸 마음 편했으면 해. 미안해"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녀는 또 한 번 두 눈이 뜨거워짐을 느끼자 급하게 고개를 저으며 천장을 보다가 심호흡을 한 후에 "눈물이 나는 건 갱년기라 호르몬의 문제예요"라고 쓰고 '사랑해요' 이모티콘과 함께 답장을 보낸다.
"열 줄 소설" 공모전이 있길래 열 문장으로 써봤다. 짧은 문장으로 쓰려고 노력하다가 만연체로 쓰려니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