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심불일치

긍정적은 부정적인 상황에서 출발할지도.

by 성게알

오늘은 친구를 만났다. 최근 찍은 사진을 얘기하면서 아직 내가 어린것 같은데 이제 주변에서 어리다고 안 봐주는 것 같다고 했다. 친구는 자기 나이가 본인 나이 같다고 하며 긍정적인 내가 부럽다고 했다.

이 말을 듣는 횟수가 잦아질수록 점점 이루어져 간다고 느꼈다.


어쩌면 태생부터 부정적인 것 같은 나의 깊은 어둠은 줄곧 내가 가진 불행에 더 불행해하는 것 같았다. 긍정적인 사람을 꿈꿨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긍정적인 말을 자주 했다. 사실 마음은 아니었지만 행복하다고 말하며 내 지난한 현실과 외로운 마음을 덮어두었다. 어쩌면 지금의 긍정적인 마음은 매번 날 실망시키는 최악의, 최악의, 최악을 갱신하던 역경들이 평범하기만 하면 더는 바랄 것 없이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건강하고 무탈하기만 바란다는 말이. 평범한 게 가장 좋은 거라는 말이 이제 납득이 가고 절실해진다는 게 더 이상 어리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래도 말의 힘 덕분일까. 이젠 마음과 말이 일치하는 순간이 많아졌다. 사랑하는 마음이 격하게 솟아오를 만큼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말을 하고, 눈물이 흐를 만큼 기뻐서 기쁘다고 말한다.

이제 더 이상 행복해지고 싶어서 행복하다는 말을 하는 언심불일치가 아니란 말이다.


진심이 담긴 말은 반짝반짝 빛이 난다.

그냥 흘러가는 법도 없다. 내 눈 속에 담기고, 마음이 퍼지고, 귓속에 담긴다. 진심인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은 그렇게 차이가 난다.

그래서 요 근래에 난 사랑하는 이들 덕에 잦은 눈물을 흘리나 보다. 무엇이 먼저면 뭐가 어떨까.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한다고 말을 하든,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말을 하든. 말의 힘이든 마음의 힘이든 결국엔 널 사랑하고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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