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사랑을 무서워한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그동안 눈을 감고 살았던 것 같았다. "그냥" 이란 말을 이유처럼 덧붙였는데 그건 존재할 수 없었다. 투명하게 들여다보면 알 수 있었다.
어느 날 내가 쓴 글을 보니 왜 사랑을 하고 싶지 않은지, 왜 사랑을 안 해도 괜찮은지를 적은 글들이 빽빽하다는 걸 알았다. 굳이 사랑을 얘기하고 싶진 않았지만 적다 보니, 말하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이, 하고 있는 말이 그거밖에 없었다. 그래서 난 혼자여도 씩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읽다가, 쓰다가, 가만 곱씹으니 사랑이 무섭다는 걸 돌려 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읽다가, 쓰다가, 가만 뱃속을 쓰다듬으니 사랑이 좋다는 걸 알았다.
그 따뜻한 것, 그 배부른 것. 그게 너무 갖고 싶어서, 무서웠다. 사랑은 아쉽고 무서워지는 게 많아지는 걸 먼저 각오해야 했다. 가슴으로 뛰어드는 사랑은 할 수 없었다. 준비가 필요했다. 대책 없이 사랑했다가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기 때문에 마지막에 앓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마지막 종착지 같은 가족에게도 결국엔 짝사랑. 외롭고 둘 곳 없어 함부로 마음을 나눠갖지 않게 되었다.
그런 내가 조금 오글거리고 유치해서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사랑이 무섭다니. 이 무슨 무겁고 거창한 말인가.
그래도 깨닫고 나서는 무서움을 먼저 생각하지 않기로 다독였다. 그것만 알고 나니 내려놓고 좋아하는 법을 알아갔다. 그리고 똑바로 볼 수 있었다. 속도가 달라도, 드러내는 정도가 달라도, 설사 사랑의 크기가 다르더라도.
손바닥은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상대도 사랑을 주고 있다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실이 보였다.
그동안은 내가 안 보고 있던 것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이젠 그 사랑을 온전히 담아보자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 벌써 뱃속에 따뜻함이 가득 차는 것 같았다.
그래서 원 없이 쓰고 털어내기로 했다. 사랑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내면서 사랑, 사랑, 사랑으로 꽉꽉 눌러 담아 보기로 했다. 아쉬움 없이 털어놓고 나면 다신 무섭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될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