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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대웅 Sep 01. 2023

변하지 않는 기준

알레프(2023), <첫사랑은 기준이 되는 걸 너는 알까>


시간은 한 번 더 계절을 넘기고

기억은 스러지기는커녕 더 깊은 각인을 새기고

풀리지 않는 질문은 늘 처음으로 다시 돌아와

너는 변하지 않는 기준이 되어 삶의 한켠에 서 있어

한번 뒤틀려진 삶의 원형을 회복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거기서 난 뭔가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평생 궁구하다 마지막 순간에도 그저 기억만 또렷하다면 

얼마나 허무하고 덧없을런지

부정, 망각, 도피, 그 어떤 노력도 아마 필요 없겠지

너는 그렇게 변하지 않는 기준으로 계속 남아 있을 테니


언젠가 나에게 스며든
널 향한 감정은
날 덩그러니 이곳에 남겨두고
네가 날 발견할 때까지
마음 졸이면서 난
온 세상에서 제일 겁쟁이가 돼
참 오래 좋아했어 널
우리 이어지지 않아도
넌 내게 빛나는 아이라
쉽게 포기하지 못했어
부르지 못한 노래
끝내지 못한 그림
건네지 못한 편지
전부 다 너였어

쏟은 별사탕처럼
넌 잡을 수 없지만
난 이미 널 위해서
뭐든 되고 있었지
여전히 내 마음 모르는
널 위해서라면
이런 슬픈 표정 숨길 수도 있지
참 오래 좋아했어 널
우리 이어지지 않아도
넌 내게 빛나는 아이라
쉽게 포기하지 못했어
부르지 못한 노래
끝내지 못한 그림
건네지 못한 편지
전부 다 너였어

첫사랑은 기준이 되는걸 너는 알까
이제 너를 닮은 사람 찾게 될걸 알까
그냥 모른다 해줘
비참해지기 전에
그냥 지나가줘
예전처럼

참 오래 좋아했어 널
우리 이어지지 않아도
넌 내게 빛나는 아이라
쉽게 포기하지 못했어
부르지 못한 노래
끝내지 못한 그림
건네지 못한 편지
전부 다 너였어

참 오래 좋아했어 널
우리 이어지지 않아도
넌 내게 빛나는 아이라
쉽게 포기하지 못했어
부르지 못한 노래
끝내지 못한 그림
건네지 못한 마음

* Note : 요즘 가장 즐겨 듣는 곡입니다. 평이한 문장의 가사지만 어쩐지 계속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문득 저 가사의 화자가 되어 덧붙이는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길고 상세하게 쓰는 것보다, 짧고 함축적으로 쓰는 게 역시 더 어렵네요.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안 하던 짓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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