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팔이 소녀>의 재해석 동화
“어머, 저 여자애 좀 봐.”
어디선가 또 속닥속닥.. 오늘도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와요.
“야야.. 재가 우리 쳐다보잖아. 얼른 가자.”
그럴 때 나는 더 고개를 숙이고 걸어가요.
나의 발걸음을 따라 다른 사람들의 눈길이 따라와요.
힐끗힐끗, 흘끔흘끔 쳐다보는 시선들이 내가 가는 길을 따라 선이 되고
눈 쌓인 길을 따라 발자국처럼 나를 따라와요.
“엄마, 저 친구 얼굴이 이상해.”
“쉿, 민준아 그건 큰 소리로 말하면 안 돼.”
“왜? 엄마, 이상한데, 징그러워!”
후다닥, 그 아이 엄마는 아이를 안고 나를 스쳐 지나가요.
“진이야! 메리 크리스마스! 이렇게 날도 춥고 눈도 많이 오는데 어디 가니?”
기다란 계단을 내려오면 있는 오래된 세탁소의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해주셨어요.
“이거 하나 먹으렴.”
아저씨는 손에 우유맛 사탕 하나를 쥐어 주셨어요.
꾸벅. 머리 숙여 인사했어요.
“쯧쯧.. 애가 얼굴은 저래도 착한데.. 아비를 잘 못 만나서..”
세탁소 문 앞에 걸려있는 거울에 나의 얼굴이 비치네요. 얼굴의 반쪽은 일그러져 있어요.
나는 태어날 때부터 조그맣고 몸이 약했대요. 그리고 울퉁불퉁한 얼굴.
아빠는 그런 내가 어디선가 잘 못 태어난 아이라고 했어요.
매일매일 바른 아이가 되라고 알려주셨죠.
아빠의 발길질에 꼭 안아주던 엄마는 이제 늘 누워있어요.
점점 내 온몸은 파란색으로 변해가요.
아.. 지금은 아빠 심부름을 가는 중이에요.
연탄을 사야 해요. 산 아래 동네가 보여요. 반짝반짝 불 빛이 그림 같아요.
굴뚝도 없어요. 저곳은 연탄이 필요 없겠죠.
"애야, 너 연탄 필요하니?"
길가에 어떤 할머니가 연탄을 팔아요.
"네. 연탄 하나 주세요."
아빠가 오랜만에 집에 들어오셔서 연탄을 사 오라고 하셨어요.
연탄을 사서 집에 가면 오늘 밤은 엄마 아빠와 조금 따뜻하게 잠잘 수 있을 것 같아요.
"자 여기. 연탄 하나와 성냥이야."
"어? 성냥 살 돈은 없는데.."
"그냥 가져가렴.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세 번 성냥을 켜보아라."
"네?"
할머니는 나에게 성냥과 연탄을 건네주고 주섬주섬 짐을 챙겨 가셨어요.
가시는 할머니의 주머니에 세탁소 아저씨에게 받은 우유맛 사탕을 넣어드렸어요.
할머니가 빙그레 웃으시며 가셨어요.
이제 연탄과 성냥을 사서 집으로 가는 길이예요.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어요.
집으로 가는 길에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어요.
어둡고 추운 날이네요. 세탁소 문도 굳게 닫혀 있어요.
집으로 가는 언덕 계단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넘어져 있어요.
트리를 바로 세우고 그 옆에 앉아서 성냥을 하나 켰어요.
눈앞에 달콤한 케이크가 나타났어요.
나는 허겁지겁 케이크를 먹었어요.
며칠 만에 입안으로 먹는 것이 넘어가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배 안 가득 포만감이 몰려와요.
성냥을 하나 더 켜 보았어요.
내 얼굴이 흠집 하나 없이 깨끗해졌어요.
이상한 일이에요.
얼굴이 보들보들 동글동글해졌어요.
눈길을 뛰어서 집으로 갔어요.
그리고 집 앞에서 성냥을 하나 더 켜보았어요.
문을 여니 엄마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따뜻한 밥을 지어서 나에게 들어오라 손짓해요.
성냥이 꺼지지 않고 손에서 타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