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risee Mar 18. 2018

기억이라는 것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어린시절 갔었던 여행지의 느낌


별 것 아닌 일로 동생과 싸우고 부모님께 호되게

야단을 맞았던 날


친구들과 야간자율학습을 몰래 빠지고 먹던

떡볶이의 맛


이러한 것들이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이다.


그 기억은 좋은 것일수도, 때로는 부끄럽거나

가슴 아픈 일의 회상일수도 있으리라.


때로는 자의로, 때로는 의도치 않았음에도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기억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중 행복했던 시간과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기억은 우리의 삶을 조금 더 반짝이게하는 존재가 되어준다.


심지어는 과거의 실수나 잘못에 대한 기억조차

지금의 나, 그리고 앞으로의 나를 이끌어주는

길잡이라고들 하지 않는가...!


시간을 통해 쌓인 기억과 경험은 '나'를 구성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여행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해 끊임없이 새로운 곳을 여행하며 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의 행복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주말이면 음악회를 찾아가기도 할 것이다.


더불어 기억의 공유는 서로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가족이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태어난

순간부터 함께 만들고 공유한 '기억'이 있기 때문

일지도...


그런데, 만일 이러한 기억이 사라진다면, 삶은

어떻게 변해갈까?



리사 제노바의 소설이자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 된

‘스틸 앨리스(Still Alice)’ 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앨리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매일 하던 요리의 레시피를 기억하지 못하고, 방금전까지 읽고 있던 책의 내용을 떠올리 못하는 주인공 앨리스의 모습은 기억의 상실이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냈던 일상을 얼마나 간절한 것으로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이어가던 젊은 나이에 찾아온 일이라는 점에서 기억의 상실은 더욱

먹먹하고 고통스러운 현실로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며, 그리고 영화를 보며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생각 없이 지나갔던 하루하루의 기억과, 그 하루가 모여 만들어나가는 삶의 기억들, 그리고 그것의

가치에 대하여...


결국에는 가족의 존재마저 흐릿해지는 순간이

다가왔을 때, 그녀가 느껴야 했을 상실감은 얼마나

큰 것이었으며, 그녀가 가장 붙잡고 싶었던 기억은 무엇이었을까..?


'내일 해야 할 업무', '제출해야 할 과제'...

기억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오늘날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눈코 뜰 새 없는 업무로 챙기지 못한 부모님의 생신, 숨가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의 틈새에서 무심코

흘려보냈던 친구의 연락...


소설 속 앨리스는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그 모든 것 중에서도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나 자신'을 기억해야한다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라고...


기억해야 할 것


삶을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우리가 정말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무관심 사이로 흘려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늘, 다시 한 번 생각해보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 의 향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