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베리아는 선인장과이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니 그만큼 보살핌이 필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곳에서나 아무렇게나 잘 자라지만 공기를 정화시키는 착한 식물이다
말없는 착한 바보 머슴하나 집안에 살고 있는 듯하다
산세베리아가 우리 집에 들어 온 것이 언제 인지 정확하지 않다
이사온 후 누군가가 기념으로 선물 한 것 같다는 어렴풋한 기억이 전부이다
족히 7~8 년은 넘었으리라 짐작 되는데 특별히 산세베리아에 신경 써 본 적은 없다
베란다 구석에 있는듯 없는듯 박혀 있었다
가끔 남의 집 베란다에 예쁘게 피는 꽃들이 부러워 꽃나무를 길러 보았는데
서툰 솜씨 탓인지 무심한 성격때문인지 제대로 자라주지 않았다
시들어 버린 꽃나무를 차마 버리지 못하는 미련함 때문에 꽃 키우기를 단념해버리고 말았건만
산세베리아는 별다른 보살핌이 없이도 베란다에서 잘 자라고 있다
어쩌다 새싹이 나오면 호들갑을 떨기는했다
여리고 순한 싹이 척박한 베란다 화분에서 삐쭉 올라 오는 것조차 모른척하는 무심함은 아니었다
산세베리아는 일단 새싹이 나오면 잘 자란다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는말을 실감할 수 있다
화분 안에 덩그러니 한촉 뿐이었던 산세베리아가 긴세월동안 부지런히 싹을 틔우고 길렀다
같이 자라던 호야에 핀 꽃때문에 수선을 피워도
산세베리아는 별다른 기색없이 새 촉만 슬그머니 내밀 뿐이었다
보채는 아이 떡하나 더 주는법이다
꽃을 피운 호야에 관심을 기울이는동안 산세베리아는 저 혼자 컸다
작은 화분에 빼곡히 들어선 산세베리아가 측은했다
작은 화분에서 이리저리 뻗어갈 뿌리를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했다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미안하기도 하고 잘자라준대 대한 보답을 하고 싶었다
"분갈이라도 해주자'모처럼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뿌리라도 편하게 뻗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마침 비어 있는화분도 하나 있어 별 생각없이 뿌리를 나누었다
7~8년을 같이한 식물이니 알게 모르게 정이 들어
서툰 손길에 뿌리를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뿐이었다
조심스레 뿌리를 갈라 나눠 놓고나니 산세베리아 화분이 두개가 되었다
나름 뿌듯했다, 부자가 된 듯도 했다
산세베리아를 보살펴 주었다는 안도감도 들었다
좀더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 내친김에 산세베리아를 검색해 보았다.
'산세베리아는 척박한 땅에서 잘 자란다,빼곡이 뿌리를 더이상 뻗을 수 없을 때 꽃이 핀다 '
아차 싶었다
산세베리아는 7~8년을 견디며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좁은 화분에 빼곡히 뿌리를 뻗으며 꽃 피우기가 임박했을 때 느닷없이 내가 분갈이를 해버린 것이다
미안하고 황망했다
보살피려 한것이 오히려 방해가 되고 만 것이다
서운할만도 하건만 산세베리아는 여전하다
새 화분에서 묵묵히 싹을 티우고 폭풍 성장을 한다
조만간 새 산세베리아 화분도 뿌리가 가득해질 듯하다
기어이 꽃을 피우려 하나보다
나는 산세베리아가 꽃 피는 것을 방해해버리고 말았다
모르고 한 일이다
모르고 한 일이라 하더라도 변명의 여지없는 내 소행이다
무관심과 무지가 만들어낸 결과이니 모르고 한 죄가 더 크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산세베리아가 꽃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변명 하나는 하려 한다
두 화분에서 잘 자라고 있으니 지금부터 관리만 잘하면 산세베리아는 두개의 화분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다
산세베리아의 꽃말은 관용이라 하니 미안해 하는 내 마음을헤아려 주지 않을까?
착한 바보 머슴이 주인공이 될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