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을의 시작입니다.
계절이 마라톤 주자처럼 출발선에서 일제히 출발하는 건 아니지만
이맘때면 알게 모르게 조금씩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고 낮에는 가을 햇살이 더 따가워지는 것도 같습니다.
퇴로를 차단당한 패잔병 같은 계절의 마지막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하루만 더 남국의 날을 원하던 시인의 마음도 이러했을 겁니다
세월에 가속도가 붙은 것만 같습니다
낙엽 덮인 거리를 서성이는 모습이 오버랩 되고 한 해가 가기 전에 무언가를 해 봐야 할 것 같은 초조한 심정을 달래야 합니다.
9월입니다.
아직은 시간이 있다는 신호음이기도 합니다
지금 집을 짓지 않으면 이젠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시인은 말합니다.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는 겁니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음의 양식이라도 채워 넣어야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거지요.
맹렬한 더위와 싸우면서 조금은 지친 듯합니다
결실이 시원치 않을 것 같은 예감이기도 합니다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이 가을 변변치 않은 소득이라면 온전히 내 책임입니다
자신을 돌아 보아야 할 일입니다
타산지석,
남을 살피는 것이 나를 객관화하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정확히 진단하고 고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독서가 필요하지요.
날은 선선하고 밤은 길어지고 책 읽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못다 한 마음으로 거리를 서성이기보다는 책 한 권을 손에 잡아 볼 일입니다.
치열했던 여름이 사실은 감꼬치 빼먹 듯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메어서 못쓰는 법인데 채워 놓는 것 없이 비우려고만 했습니다
바닥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이번 가을이 유독 허전한 이유입니다.
계절이 그냥 오는 것만은 아닙니다
바통을 받으면 새로운 출발입니다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지난여름이 치열했기에 더 많이 비워진 것이라 위로해 봅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격려도 합니다
비워야 채울 수도 있는 거지요,
아직 남은 남국의 날 가을입니다.
이번 가을엔 더 많은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방만해진 마음을 다스려 보렵니다
마음의 양식을 잔뜩 쌓아 올리는 결실을 맺어 보려 합니다
책들이 나를 인도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