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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Oct 25. 2022

SPC 그룹 회장이라는 자의 사과문 2.  

비열한 사과문.

SPC 그룹 회장이라는 자의 사과문을 다시 읽어본다. 사과문은 총 16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모두 6개 문단으로 편집되어있다. 이번에는 3번째 문단을 주목했고, 여기에 속한 4개의 문장을 하나 하나씩 분석해본다. 참사 발생 날짜는 2022년 10월 15일이었고, 대국민 사과문 발표 일시는 10월 21일 오전 11시였다.  

  

3번째 문단의 첫 번째 문장은 이렇다. "특히, 사고 다음 날 사고 장소 인근에서 작업이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사건 책임자의 문장이 아니다. 사고 조사관의 문장이다. 자신이 사건의 책임자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장이 나오는 것이다. 공분을 인식한 후 현장 관리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생각이다.

  

다음 문장은 이렇다. "이는 잘못된 일이었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없는, 도저히 있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식적인 문장이긴 하나 바로 앞의 문장에서 사건 책임자로서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기에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표현이다. 다른 사람이 대신 써준 문장을 이리저리 조합한 표현이다.

   

이어지는 문장은 이렇다.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며 평소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저의 불찰입니다." 이는 비열한 문장이다. 솔직한 문장이 아니다. 참사 다음 날에도 현장 직원들은 업무를 했다. 참사 다음 날에도 현장 관리자들은 업무를 지시했다. 도리와 도덕은 애초에 없는 회사였다.


SPC 그룹 회장이라는 자는 참사 발생 6일 만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발표 시기도 놓쳤고 발표 내용도 놓쳤다. 사고는 당일 새벽에 발생했다. 그날 오후에라도 사과문이 나왔어야 했다. 그날 참사의 진상을 파악한 후, 늦더라도 다음 날에는 대책을 마련한 기자회견이 있었어야 했다. 다시 봐도 기본이 안 된 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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