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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ul 24. 2023

오키나와에 다녀왔습니다. (5)

여행 2일차 : 2023.06.18 (일) 1st. 

07시 알람에 바로 일어 났습니다. 몸은 무거웠지만 정해놓은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주변을 둘러보니 아내와 딸아이는 이미 아침을 먹으러 간 모양이었습니다. 저를 제외하고는 가족들 모두가 부페를 먹기로 어젯밤 술자리에서 이야기 한터라 그런가보다 하며 제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원한 물을 한 잔 하고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따뜻한 물로 가볍게 샤워를 한 후 홀가분한 옷차림으로 일본 가정식을 제공하는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식당 입구에 붙여 놓은 조식 메뉴 사진을 보니 딱 일본 정식이었습니다. 정갈해 보였습니다.  


서툰 일본어로 매니저에게 인사를 한 후 자리를 안내 받았습니다. 메인 요리로 소고기 조림과 생선찜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고 하기에 저는 생선찜을 먹겠다고 했고요. 직원은 이내 따뜻한 차를 한 잔 내어 왔습니다. 한 모금 넘기니 몸 전체가 따뜻해지는 느낌이었고 한 모금 더 넘기니 머리 전체가 맑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바로 그 일본 차茶 문화였습니다. 남아있는 차를 홀짝 홀짝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마침내 제가 그토록 먹고 싶었던 정식이 나왔습니다. 색깔은 화려했고 반찬은 하나하나 정갈했습니다. 


반찬은 모두 8가지였습니다. 대구찜 요리가 중심을 잡고 있었고 그 아래로 젓갈과 해초 무침이 받쳐주고 있었습니다. 돼지고기 조림과 당근 볶음이 든든히 버티고 있었고 수박과 파인애플이 디저트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흰쌀밥을 한 술 떠 입 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와, 고슬고슬하지도 쫀득쫀득하지도 않은 쌀밥이었습니다. 영화 <지로의 꿈>에서 봤던 그 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밥 자체의 맛이 압권이었습니다. 된장국도 훌륭했습니다. 싱겁지도 짜지도 않으며 입 전체를 감싸주는 맛이었습니다. 밥과 국을 한 그릇씩 더 먹었습니다.


매니저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가족이 모여 있는 부페 식당으로 이동해 빵과 떡을 접시에 담고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내렸습니다. 동서네 식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오늘 일정을 더 논의한 후 숙소로 돌아와 짐을 쌌습니다. 체크 아웃을 하고 프런트 직원에게 오키나와 전통주도 몇 종 추천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배워 간 오키나와 현지어도 몇 마디 해보며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건물 밖은 여전히 덥고 습하며 햇살은 따갑도록 쨍했습니다. 이런 기후에 적응하고 살아가려면 어떤 태도가 필요한지 천천히 생각해봤습니다.


이번에는 아내가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구니가미군 国頭郡 모토부조 本部 에 위치한 츄라우미 수족관 美ら海水族館 이 목적지였습니다. 가는 길에 휴게소를 들러 입장권을 사면 수족관 현장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싸다고 해서 58번 도로에서 71번 도로로 빠졌습니다. 쿄다許田 휴게소라는 곳에서 입장권을 사고 식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71번 도로에서 다시 449번 도로로 바꿔 탄 후 20여분 정도 더 가니 목적지가 나왔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고 하는,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뻗은 수족관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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