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지금은 비행기 모드』를 삭제했다. 브런치북에 올린 글 일부가 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작년 브런치북 공모전에 도전하며 여러 글을 모으고 다시 쓰고 다듬었지만, 결과는 낙선이었다. 내심 크게 기대했던 나는 더 크게 낙담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그 글들을 다시 그러모아 출판사에 투고했다. 지금의 편집자님이 내 원고를 손에 들었고, 그 원고가 이제 책으로 나온다.
편집자님의 첫 전화 목소리가 생생하다. 친한 선배의 결혼 드레스 피팅을 하러 가는 지하철에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광고 전화일 수도 있단 생각에 나는 그저 심드렁했다. 누구요? 네? 네??????? 전철 안 소음이 심해 바로 다음 역에서 내려 두 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편집자님과의 통화를 이어갔다. 떨릴 만도 했지만, 이내 들려오는 편집자님의 포근한 목소리에 묘하게 마음이 놓였다.
그는 내 원고를 기획 회의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무진 애를 썼고, 지금도 나보다 더 내 원고에 매달리고 있는데도 나의 투정과 시름까지 받아내며 내게 매번 기운 주는 말까지 잊지 않고 건넨다. 마치 주문과도 같아서 몇 번이고 읊조리게 되는 말들이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되뇐다. '편집자님을 위해서라도, 제발 우리 편집자님을 위해서라도...' 내 책이 조금이라도 잘 되어서, 고생고생한 편집자님에게 작은 뿌듯함이라도 안기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편집자님은 내가 잘 되길 바라고, 나는 편집자님이 잘 되길 바라고, 그래서 오늘 아침엔 김민섭 작가의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책에 한 번 더 손이 갔던가...
아무튼 그러니까 결론은, 내 책은 무조건 잘 되어야만 한다!!!..? 잘 되게 도와주실 거죠, 독짜님들...?T^T 책도 사주고, 북토크도 와주고, 저랑 사진도 막 찍고... 그래주실 거죠..? 심신을 가다듬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