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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May 19. 2022

당연한 것은 없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군생활이 끝났습니다. 제가 떠난다고 하니 고맙게도 회식 자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고깃집을 간다고 합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갈비 집으로 예약을 했더군요.


솔직히,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는 돼지갈빗집이라 하여 조금 불만이었습니다. 그래도 한 부서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고, 후배들에게 모진 선배는 아니었는데 고작(?) 돼지갈비로 갈무리한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내심 횟집이나 한우집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회식자리를 잡아주는 것 자체가 감사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하루 종일 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지친 몸을 이끌고 회식에 참석해주는 후배들에게 감사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대접받을 생각부터 한 것입니다. 당연히 챙겨줘야지. 당연히 회식자리 잡아줘야지. 당연히 이별 회식인데 좋은 것 먹어야지..


그런데, 이내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내가 뭐라고.. 나는 그렇게 열심히 조직에 기여했었나. 나는 그 정도로 후배에게 잘해줬었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때 우리는 한층 성장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느낄 때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됩니다. 건강과 젊음을 당연하게 여기고 영원하다고 생각할 때 일상은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은 변합니다. 우리의 몸도 마음도 매일같이 시시각각 변합니다. 그대로인 것, 당연한 것은 세상에 없습니다. 연인에 대한 사랑도 바뀝니다. 중학생 때야 영원한 사랑을 꿈꾸지만 성인이 되면 이내 힘들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애정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때 싸움은 시작됩니다. 뭐든지 당연하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갈등을 겪고 상처를 받습니다. 



진리는 언제나 단순합니다. 자신의 삶이 행복하고 충만해지려면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매일같이 성실하게 일해야 합니다. 하루를 감사와 만족으로 채워야 합니다. 감사와 만족으로 하루가 꽉 차면 남에게 신경 쓸 겨를도 없습니다. 비교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됩니다. 물론 불쑥불쑥 잘 나가는 사람이 부러울 수는 있지만 그 빈도가 많이 줄어듭니다.


이렇게 하루를 감사와 만족으로 꽉 채우는 방법은 '이때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제 나름대로 깨달은 듯합니다. 


부모의 사랑도

연인의 사랑도

후배가 내 말을 잘 듣는 것도

내가 지금 이렇게 건강한 것 들 중에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희생과 노력이 숨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갈 우리가 마음속에 간직해야 할 한 문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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