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달리 밤은 어둡다. 각자가 설정한 성공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시기가 낮이라면 밤엔 그런건 놓아버리고 부엉이소리 들으며 물이나 막걸리 한잔 하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낫다. 안으로 침잠하는 시간이다. 어두운 밤에 얼마나 많은 별이 뜨고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지, 스스로에게 주어진 시간에 안으로 침참하는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 아는사람은 이미 오래전 성공의 끝을 맛보고 삶의 전선에서 후퇴하는 사람일것이다. 성공학 책들을 커피잔받침 라면받침대 혹은 모닥불 땔감으로 쓰는 사람일것이다.
자신과 세계와 주변의 사람들 가령 여기서 만나는 작가분들이나 멀리서 울고있는 부엉이나 고라니들하고 자신이 얼핏생각하기엔 별다른 관련이 없는것 같지만 사실은 서로가 보이지않는 끈으로 연결돼 있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부엉이는 내가 여기서 자기소리를 듣고있다는 사실을 모를수 있겠지만 부엉이가 나의 오늘밤 기분을 변화시키듯 이곳의 나의존재는 이 주변과 이 주변에서 사는 모든 부엉이를 비롯한 동물과 식물들의 삶을 변화시키고있는 것이다.
밤에온 동물 구경하러 이만 나가야겠다
침잠하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