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0명, 방문자 0명에서 이룬 성장
2016년 4월 6일 브런치스토리에 첫 글을 올렸다.
브런치스토리와 만난 지 2,650일째 날이다. 어느덧 브런치 입성 8년 차, 위풍당당한 브런치 작가다. 2,000일, 3,000일 등 뭔가 딱 떨어지는 날을 기념하고 싶었으나, 너무 오래 남아 그냥 오늘에 의미를 부여해 본다.
설익은 직장생활 이야기로 시작한 브런치스토리에 이제는 온갖 사연이 난무한다. 직장생활 주제의 글을 쓰며 동병상련 동지들과 사회생활 경험을 나눈다. 에세이를 쓰면서 나 자신을 코치하고 마음을 다스린다. 이밖에도 가족, 일상의 상념, 떠난 엄마와 아빠 이야기까지 주변의 모든 존재가 글이 되어 브런치스토리에 넘실거린다.
처음에는 소소하고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는 적지 않으려고 했다. 이제는 그 다짐이 무색하다. 요즘에는 주로 소소한 이야기가 흘러넘친다. 나이를 먹어서일까. 세월에 따라 변신하는 내면의 모습이 슬며시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
오랜 시간 글을 쓰면서 소소함이 선사하는 위로의 힘이 크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의 뭉클함이 곁든 에세이를 사랑한다. 에세이는 브런치스토리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글이기도 하다. 누구나 부담 없이 쓰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으니까.
에세이를 비롯한 이런저런 글을 쓰며 지내던 어느 날, 구독자 6,000이 눈에 들어왔다. 기적 같은 숫자다. 구독자가 100명이 넘었을 때, 200명이 되었을 때 신났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많이 컸구나. 이드id'
2020년 8월 12일 <브런치 4년, 구독자 6,000의 기적>이라는 글을 올렸다. 나의 성장 과정을 돌아보며 브런치스토리와 독자에 대한 고마움을 발판 삼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시 3년이 흘렀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구독자는 오늘을 기준으로 7,840명으로 늘었고, 누적 방문자는 500만 명을 앞두고 있다. 숫자는 무언가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구독자 0명, 방문자 0명에서 시작해 엄청난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오늘도 감개무량하다. 브런치스토리가 선사하는 숫자는 성취감이자 영광스러운 지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면의 성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발적으로 글을 쓴다는 건 참 신기하고도 대단한 일이다. 계속해서 소재를 찾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깨닫는 과정의 반복이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참 달달하다. 글쓰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다.
요즘 새로운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늘어나는 만큼 브런치스토리를 떠나는 작가나 글을 멈추는 작가도 늘어난다. 누군가는 '읽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책을 내기 어려워서', '돈이 되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물론 내가 쓴 글을 읽는 이가 많으면 기분이 좋다. 수익이 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방법을 추천한다. 나는 '이왕 쓰는 거 긍정적인 무엇 하나라도 건지자'라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하나의 주제, 하나의 깨달음'을 담자는 나만의 원칙이다. 징그러운 직장생활에서 반면교사(난 저러지 말아야지)라는 교훈 하나라도 건지면 된다. 무엇이 됐든 나만의 다짐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수없는 다짐을 하며 쌓은 글이 374개다. 비슷한 연차의 브런치 작가분들에 비하면 적은 글이다.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책으로 탄생한 글을 일부 삭제해서다.(이제는 절대 삭제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직장생활을 지속하는 동안,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어머니와 아버지의 기억이 남아 있는 동안 나의 글을 끊임없이 남기고 싶다.
브런치에서 안정적으로 글을 쓰면서 기록의 놀라움을 배우고 있다. 글은 시대를 잇는 소통의 물결이다. 아빠가 1,000일간 남긴 누나의 육아 일기, 떠난 엄마의 시 같은 일기,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끄적였던 글이 놀람과 설렘으로 다시 날아와 가슴에 안기곤 한다. 남겨진 글은 기억의 기쁨이고 슬픔의 추억이다. 희로애락의 향연이자 기적이다.
브런치 작가 생활 8년을 돌아보며,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글을 쓸 준비를 마쳤다.
'begin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