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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리카노 Dec 11. 2019

나의 임신이야기 (1)  병원 믿지 말고 스스로 잘하자

결혼 2년차, 드디어 우리에게 아기가 찾아와주었다.

지독히도 바빴던 업무와 과도한 스트레스로 임신은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었고, 초기 유산도 한번 경험을 했던 차였다. 체력 하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리라 확신했건만, 아기와 일심동체로 지내는 여정은 의욕과 끈기 만으로 역부족이었다. 이제야 깨닫지만, 절대적인 기초 체력이 필요했다. 아무리 많은 경험 사례를 듣고 읽어보았을지라도, 나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올지 예측 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 인만큼 두려움도 컸다.

150센치의 작은 키와 체구, 나의 임신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알 수 없는 미식거림은 아기를 낳을 때까지 계속 되었고, 특별히 먹고 싶은 것도 없어 매일 젤리만 먹었다.

8개월에 접어들기 직전, 병원의 정기검진. 보통 꾀 낮은 수준을 유지해오던 내 혈압이 유독 높았다. 129/90

혈압의 적정수치가 130/90 정도인 것을 인지하고 있는 나는 구태여 선생님에게 물었다.

“혈압이 좀 높지 않나요? 괜찮을까요?”
“130만 안 넘으면 괜찮아요.”
“아..... 네.....”

130이 기준인 것은 맞지만 그 경계선에 가까이 왔으니, 최소한 조심해라, 아니면 2주 후가 아닌 다음주에 병원에 다시 오도록 해라, 아니면 집에서라도 가끔 혈압을 재보고 혹시 130넘으면 병원에 와라, 라든지 일을 좀 쉬고 안정을 취하도록 해라 등등 뭔가 환자에게 권고를 해줘야 했던 것 아닐까. 불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의사 선생님이 경험도 많으시고  아시겠지 하는 믿음을 가지고 집으로 왔다.

불행히도, 나의 예감은 맞았다. 다음 정기검진 2주가 채 되기도 전에, 내 몸은 계속 퉁퉁 부어갔다.

임신하면 다들 조금씩 붓기도 한다니까, 괜찮을꺼야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은 계속 커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출근을 위해 거울을 본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 얼굴도 몸도 모두 너무 심하게 퉁퉁 부어서, 도저히 출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분명히 내 몸에 뭔가 문제가 생긴게 분명했다. 우리 아기는 괜찮을까 두려운 마음에 눈물이 났다.

병원에 전화를 했다.

“정기검진 예약은 내일인데요, 제 몸이 너무 붓고 걱정이 되어서요. 오늘 병원에 가도 될까요?”
“내일이나 오늘이나 큰 차이 없어요. 내일 오세요.”
“아..... 네....”

전화를 끊고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너무 오바하는 것일까?
아니야 이러다가 큰일나면 어떻게 해... 늘 예약이 많은 인기 병원. 인터넷 병원 예약 시스템에 다행히 남은 타임이 있어 예약을 들이밀었다. 남편이 회사에서 조퇴를 하고 한걸음에 달려와주었다.

우리는 병원에 갔고, 내 혈압은 170가까이 치솟았다.
병원에서는 “미안합니다. 큰 병원으로 옮기셔야 하겠어요” 라고 했다.


나는 내가   진작에 여러 리스크와 가능성을 대며 따지지 못했을까 후회했다. 전문가라고 나는 신뢰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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