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에겐 나이가 두 개다

by 아메리카노

이른둥이. 재태주수 37주 미만에 태어난 조산아들에게는 나이가 두개 있다. 주민등록 상의 실제 태어난 날을 기준으로 나이와 정상 출산예정일 (재태주수 40) 기준의 교정나이. 신체 발달 및 성장의 지표로 신생아 정기검진 등 병원에서 중요시 하는 나이는 교정일 기준이다.

평균 대비 성장/발달의 갭은 성장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되지만, 적어도 생후 ~30개월의 아이들에게 있어 평균은 중요한 기준이 된다. 단 몇 주, 아니 며칠의 차이도 큰 차이(신장, 체중, 언어발달 등)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른둥이 엄마는 아기의 나이(개월수) 묻는 질문이 싫다. 무엇이라 대답해야할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등록상의 나이로 대답하면, 개월수에 비해 아기가 작네, 성장이 느리네 등등 평균에 기초한 이런 저런 코멘트들이 이어지곤 한다. 자식이 어디가서 평균에 못미친다는 말을 듣고 싶은 부모는 없다. 아이에게 처음 시작부터 평균이하란 말을 듣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교정일 기준 나이만 말하자니, 부끄러은 일도 아닌데 왜 거짓말 해야 하나 싶어 또 싫었다.
그럼, 이 평범하고도 간단한 질문에 나는 구구절절 실제 나이와 교정일 두개 다 말해야 하나 고민스러워졌다.

여러번의 경험을 거치면서, 어느 날부터 나도 모르게 교정일 기준의 나이로 대답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왜 생일을 ㅇ월이라고 ?" 남편이 나에게 물었다.

나: 정말 태어난 날을 말하면 ㅇㅇ가 키도 몸무게도 평균 이하가 되자나. 그건 싫거든.
남편: 평균 이하면 어때.
나: 난 그거 싫은데?

남편: 너무 예민한거 아니야 그냥 있는 그대로 생일 말해도 되자나

나: 싫어

우리는 한참을 결론 없는 논쟁으로 티격태격 했다.
아이가 어른이 되면 아무런 의미 없는 나이일테지만, 엄마인 나에겐 우리 아이의 생일은 영원히 개다. 그래, 이른둥이 엄마는 예민하다. 당분간은 나이 질문이 계속 싫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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