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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Dec 27. 2018

05화 배려: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할까?

커뮤니케이션은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으로 시작한다

비전공자로서 개발자의 길을 걷던 나는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전문성을 쌓고 싶어서 야간 IT 대학원에 입학했고 그때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나와 같은 대학의 1년 선배였다. 전공자였던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즐기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했다. 사회에서 만나서였는지 그녀는 학교 1년 선배임에도 나를 존중했고 늘 높임말을 썼다.


같은 팀으로 주말에 프로젝트 과제를 하면서 그녀와 친해졌다. 우리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고 그러면서 더 친해졌다. 서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참 대단해요. 어쩜 그렇게 노트 필기를 잘해요? 매번 수업도 안 빠지고 똑똑하기까지 하고."

"어휴, 아니어요. 정아 씨야 말로 정말 박학다식하세요. 어떻게 그 많은 걸 다 아세요? 대단하세요."


경기도로 이사를 가면서 나는 부득이 1학기만 다니고 대학원을 자퇴하였다. 그녀는 수석에 가까운 성적과 우수한 논문으로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반적으로 학교를 같이 다니다가 나처럼 한 사람이 자퇴하면 그것으로 두 사람의 인연은 끝나기 십상이다. 신기하게도 보이지 않는 끈이 우리를 묶어주었다.


당시 초등학생 두 아이의 엄마, 남자의 아내, 시어머니의 며느리, 그리고 직장인으로 친구를 만나거나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일 년에 적어도 네다섯 번은 만났다. 당시는 학창 시절 친구보다, 친정 식구보다 더 많이 만났다.


그녀는 잘 나가는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가 불현듯 사표를 내고 캐나다 시민권을 얻어 이민을 다녀오기도 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한 것에 대한 염증도 있었고, 영어 향상에 대한 갈구도 있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대학원 졸업 이후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캐나다 이민을 가기 전 그녀를 만났을 때 1년을 기약하고 가는 그녀를 보내면서 그동안 직장생활의 애환을 누구와 나눌 것인가, 걱정이 앞섰다.


캐나다에 간 그녀와 계속 메일을 주고받으며 연락을 유지했다.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쉴 무렵 그녀는 예정보다 일찍 6개월 만에 귀국했다. 캐나다에 실제 가보니 환상이 깨져서 돌아왔다고 했다. 둘 다 구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서로 취업 정보를 공유했다. 소개받은 포지션에 의견을 나누고, 정보도 공유했다. 서로 어렵게 구직활동을 하는 입장이어서 위안이 되었다.


이후 각각 취직을 했고 몇 개월에 한 번씩 만났다. 다니는 직장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커리어에 대해서도 정보를 주고받았다. 10년 이상 같은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관심분야도 비슷해서 끈이 연결되었다. 나는 워킹맘이었고 그녀는 미혼이라 라이프스타일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녀는 항상 내 일정에 맞추며 배려했다.

"아기 엄마가 늘 바쁘죠. 전 괜찮으니 편한 시간과 장소를 말해줘요. 내가 맞출게요. 난 가진 게 시간 밖에 없어요."


그녀를 만나면 든든한 후원자와 있는 느낌이었다. 직장생활, 경제, 건강, 영어, 인간관계 등 모든 분야에 박식했다. 따뜻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많은 정보도 얻었다. 내 삶의 촉매제였다.


그녀와 나의 보이지 않는 끈은 1년의 선후배 지간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존중해주는 그녀의 태도에서 시작되었다. 만일 선배라고 나를 나이 어린 후배로 취급했다면 내가 진심으로 다가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 대등하게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자세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고 상대를 믿었다.

“뭐든지 잘할 수 있어요.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죠. 더 잘해 낼 거예요”라는 기대를 가졌다. 물론 과대평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그녀의 무조건적 신봉자라는 것을 그녀는 알았고, 그녀 또한 나의 적극적인 지지자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그런 지지와 호감, 신뢰가 우리의 관계를 지탱해 주었다.


세 번째는 같은 분야의 일을 비슷한 기간 동안 해서 소통이 가능했다. 여성으로서 직장인이 겪는 어려움이나 느낌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우리는 같은 업종이었으니까. 비슷한 환경은 그녀와 나를 묶어준 중요한 요인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은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으로 시작한다. 짧은 만남이든 긴 만남이든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과 자상한 배려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잘 설명한다 하더라도 태도에 문제가 있으면 사람들은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 댓글로 답하는 일머리 체크 질문: 상대를 배려하는 것으로 가득한 사람이 100% 배려 지수를 가진다고 볼 때 여러분의 배려 지수는 몇 % 인가? 부족한 지수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

* TED 소개: 어려운 대화를 위한 직원 교육 방법 (How to train employees to have difficult conversations)



직장인을 위한 일머리 역량 매거진 목차

01화 프롤로그: 일머리란 무엇인가?

02화 긍정성_크게 웃어본 적이 언제인가?

03화 대인관계_만남, 인연에 대하여

04화 공감_공감이란 무엇인가?

05화 배려_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할까?

06화 신뢰_신뢰는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07화 태도_좋은 기회를 만들어보자

08화 변화_학습할 자유를 누리자

09화 창의성_창의성은 어떻게 발현되는가?

10화 질문_제대로 알려면 모르는 게 뭔지 알아야 한다

11화 발표_발표를 잘하는 법

12화 의사결정_탐색과 활용

13화 위험 감수_실패를 통한 학습

14화 마음 챙김_지금 여기 나의 마음 챙기기

15화 공유_고성과자는 어떤 사람인가?

16화 오픈 마인드_세대 간 협업하라

17화 에필로그: 이제 일의 현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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