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리더가 아니어도 리더십을 키울 수 있다
직장에서 어떻게 하다보니 피플 매니저가 될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해가면서 리더십을 키워둘 필요는 늘 느낀다. 물론 피플 매니저가 아니더라도 셀프 리더로서 리더십이 있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인데, 리더십 발휘의 경험이 없다면 닥쳤을때 제대로 잘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리더십을 키우고 있다. 실제 팀원들을 평가하고 보상하는 리더는 아니지만 리더십 발휘를 위해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
나는 어느 회사를 다니든 하는 게 동호회를 만든다.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주로 영어 학습 동호회를 만든다. 물론 기존에 회사 내에 유사한 동호회가 있다면 가입하지만, 없는 경우가 많아서 직접 만들었다. 영어는 사실 안 쓰면 퇴보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많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한때는 수준이 비슷한 사람을 찾아 외국인 강사를 불러 수업을 같이 하기도 했고, 수준이 비슷한 사람과 1:1로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영어수다를 하기도 했다. 혹은 토스트 마스터스(Toastmasters) 활동을 6년 정도 참여하면서, 그 안에서 회장이나 부회장 역할로 리더십을 배우기도 했다. 꼭 영어가 아니더라도 사외 학습 동호회를 참여하기도 하고, 현재는 코칭 학습을 위한 모임을 조직하여 월 1회 만나고 있는데 그 곳에서 총무 겸 모임관리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주로 사람들이 모이는 그룹에서는 총무든 회장이든 사람들을 리딩하는 역할을 자원한다.
최근에 직장에서 영어 동호회를 본격적으로 조직화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피플 매니저가 언제 될지 몰라서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가 없다면 내가 만들면 된다. 동호회도 하나의 팀이고 내가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동호회의 성장수명이 달라진다.
그래서 업무도 중요하지만 이 동호회에 제법 큰 노력과 희생을 하고 있다. 나는 희생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는 희생이다. 덕분에 회원이 25명에 가까워졌다. 모임을 잘 유지 관리 하기 위해서 내가 가장 많이 신경쓰는 부분은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고 싶고, 소외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고, 또한 투명하게 운영하고 싶다.
그래서 영어 동호회 모임 진행시 수줍어서 쑥스러워서 말 안하는 사람이 있다면 호명하여 의견을 말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시간을 투자해서 모임에 참석했는데 말 한마디도 못하면 그 사람은 소외감을 느껴서 다음에 참석을 망설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자 노력한다. 물론 정말 침묵하고 참관만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강요하지 않는다. 또한 회장인 내가 일방적으로 진행하기 보다는 모임때마다 주별 회장을 정해서 주별 회장이 직접 발표자료를 준비하고 퍼실리테이션하게 한다. 그러므로 누구나 발표자가 될 수 있다. 이것 역시 공정성에 기반한다.
회원의 참석여부, 발표자, 발표내용을 미리 구글독스에 공개하고 그 관리기록도 공개한다. 회원들은 누구나 구글독스를 통해 누가 참여하는지, 누가 발표하는지, 어떤 내용인지 미리 알 수 있고 모임에 참석 못한 사람들도 그 여정을 다 구글독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Q&A나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추가하자는 의견이 나와서 Q&A와 피드백을 위한 시트도 추가하였다. 이런 것이 투명성이다.
회원들에게 공지를 하면서 늘 강조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언제든 오픈 커뮤니케이션으로 함께 만들어나가는 모임이니 의견이 있으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함께 만들어가는 모임, 오픈 커뮤니케이션, 누구의 의견도 다 소중하게 존중하겠다는 나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언제 피플 매니저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팀을 꿈꾼다. 모두가 함께 공동의 목적을 향해 열정적으로, 그리고 공정하고 투명한 그런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