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과 토론으로 완성하는 내 친구 책
하루 15분 독서 모임으로 작년 11월에 100일 누적을 달성했고, 200일 더 성공해서 이제 300일이 되었다. 작년 11월 10일부터 101일을 시작했고 올 7월 26일에 300일 누적 성공을 마쳤으니, 일자로는 259일이 소요되었다. 59일은 책을 읽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번 200일을 채우면서 나는 어떤 성장을 했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올 4월에 바쁘다는 핑계로 독서를 멈추었다. 매일 15분을 아끼려고 독서하지 않았다. 물론 독서를 하지 않고 아낀 15분 동안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독서를 하지 않아 잃은 게 더 많았다. 흔히 '몸을 위해서 음식이 필요하듯이 마음을 위해서는 독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너무 식상한 말이지만 정말 나에겐 그랬다. 이제 독서 근육이 생겨서일까? 15분 독서를 하지 않은 4월 한 달은 내 생의 암흑기(?)였다.
"책 조금 안 읽었다고 암흑기라는 너무 과하지 않나?"
분명 여러분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생각해보니,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다. 옆에 누군가가 있을 때 에너지를 얻는다. 혼자 있는 시간이 때로는 즐겁기도 하지만 너무 오래 혼자 있고 싶지는 않다. 그럴 때마다 책이 친구가 되어 덜 외롭다. 책을 읽을 때면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착각에 빠진다. 저자는 내가 몰랐던 세계로 나를 안내해 준다. 생각해보지 못한 상황을 겪으며 저자와 함께 고민한다. 난 저자에게 재잘재잘 말을 건다.
"이건 뭐야? 이건 무슨 의도로 말하는 거야? 왜 그렇게 했어?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그렇게 친한 친구를 한 달 동안 못 만났으니 삶에 활력이 없었다. 5월이 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아무리 바빠도 15분을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퇴근해서 바쁜 일을 하다 보면 금세 12시가 되곤 한다. 깜박하고 친구를 못 만나는 날이 생겼다. 그래서 가급적 저녁 식사 후에 친구부터 15분 만나는 루틴을 정했다. 덕분에 최근에는 거의 매일 만나고 있다. 그래서 덜 외롭다. 생각해 보면 책은 나에게 소중한 존재다.
난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종이가 아닌 글은 읽기가 어렵다. 이메일도 될 수 있는 대로 출력해서 본다. e북은 손도 대지 않았고 고려해 본 적도 없다. 종이책의 촉감과 독특한 냄새가 좋고, 무엇보다 색연필로 밑줄을 그으며 읽으면, 문장이 내 머릿속에 새겨지는 느낌이다. 그 어떤 매체가 나오더라도 종이책이 영원할 것이라 믿고 신봉하는 사람 중 하나다.
친구가 e북을 소개하며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고 권했다.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몇 번을 거절했다. 우연히 친구가 핸드폰으로 e북을 보는 걸 봤는데 작은 핸드폰 창에 적당한 크기의 폰트로 구성된 책이 있었다.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친구의 권유에 따라 최근 핸드폰으로 e북을 읽기 시작했는데, 예상외로 눈에 잘 들어온다. 디지털 형광펜으로 밑줄긋기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이동 중에 독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출퇴근 시 지하철 세 정거장이라 책을 들고 다니기 애매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5분이라도 지하철에서 핸드폰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오늘은 버스에 서서 책을 읽는 신공을 발휘했다).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는 중에는 1분을 읽을 수 있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올라가는 동안에도 3분은 가능하다. 물론 아는 사람을 만나거나, 걷는 중에는 절대 핸드폰을 보지 않는다. 저녁 식사 후에는 15분에서 부족한 시간을 채우면 된다. 그러니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다.
고전을 함께 읽고 서평을 쓰는 모임에 참여 중이다. 덕분에 《노인과 바다》, 《데미안》을 읽고 서평을 썼다. 독후감 공모전에 도전하려고 《경애의 마음》을 읽고 독후감을 냈고, 도서관 독서 토론 모임에 참여하려고 《아몬드》를 읽고 토론에 참여했다. 평소에 잘 읽지 않을 고전과 소설이다. 서평을 쓰겠다고 마음먹으니 더 집중해서 책을 읽게 되었다. 내용 파악을 정확히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 책을 다 읽고 난 후 밑줄 친 글을 다시 읽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사유가 생겨나고, 통찰도 느껴진다.
처음으로 참여한 독서 토론 모임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은 책을 읽고도 어쩌면 그렇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신기했다. 서로 밑줄 친 부분을 공유할 때, 새롭게 읽는 듯한 느낌을 받은 부분도 있었다. 같은 내용을 읽었지만 각자 다르게 해석하기도 했고, 우리가 생각하는 단어의 의미가 질문으로 새롭게 재정의되기도 했다. 예를 들면 '평범함'이라는 단어가 그랬다. 도대체 어떤게 평범한 것인지, 내가 생각하고 있는 '평범함'이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함'이 되기도 했다. 서평 쓰기와 독서 토론 모임은 꾸준히 참여할 계획이다.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니 책을 넘어서는 학습을 경험한다.
68권의 책을 시도했고 61권을 완독했다. 이중 그림책과 만화책이 28권이라 일반 책은 33권이다. 그래도 200일은 28주이니까 매주 1권 읽겠다는 목표는 달성했다. 33권 중 9권이 소설이고, 23권이 글쓰기와 관련된 자기계발서이거나 에세이였다. 처음으로 원서를 완독했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다. 340 페이지에 해당하는 원서를 완독하는데 812분, 거의 14시간이 소요되었다. 처음에는 타이머를 멈추고 일일이 사전을 찾아가면서 읽었는데, 중반에 접어들면서 사전 없이 읽는 게 더 이해하기 좋았다. 사람들이 원서를 읽을 때는 사전을 찾지 말라는 이유를 십분 이해하게 되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일 년에 원서 한 권 정도는 시도해 봐야겠다.
그럼 나는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서평을 썼을까? 아래는 200일 동안 읽은 책 리스트다.
그동안 작성한 서평 목록은 아래와 같다. 《라틴어수업》, 《죽음에 관하여3》, 각종 죽음에 관한 그림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존 버닝행 그림책, 《가슴으로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노인과 바다》, 《데미안》, 《아몬드》, 《경애의 마음》서평순이다. 이제 500일 성공하면 또 글을 발행할 예정이다. 500일 누적 성공 목표를 향해 고고씽~
https://brunch.co.kr/@worknlife/153
https://brunch.co.kr/@worknlife/159
https://brunch.co.kr/@worknlife/158
https://brunch.co.kr/@worknlife/214
https://brunch.co.kr/@worknlife/234
https://brunch.co.kr/@worknlife/272
https://brunch.co.kr/@worknlife/283
https://brunch.co.kr/@worknlife/305
https://brunch.co.kr/@worknlife/302
https://brunch.co.kr/@worknlife/292
100일 누적 성공 후 썼던 글
https://brunch.co.kr/@worknlife/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