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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Oct 23. 2021

자기 자랑 말고 스토리텔링

도전은 학습의 기회입니다

코로나로 집콕하며 누리는 삶 중 하나는 강남구에서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날 때 강남 1인가구 커뮤니티 센터나 강남구립도서관 사이트를 방문하여 특강이나 문화행사에 참여합니다. 코로나 지역 정보를 알기 위해 구독하는 강남구청 블로그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알려주는데요. 제 눈을 사로잡는 포스팅을 발견했습니다.


강남구민을 대상으로 경험담, 성공담을 15분간 발표하는데 전문가 스피치 코칭을 제공한다니 좋은 기회다 싶어 얼른 신청했습니다. 신청 메일을 보내고 2주가 지나도 메일 수신 확인이 되지 않아 담당팀에 전화까지 했죠.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서 잊고 지냈는데 얼마 전 연락이 왔습니다. 발표 날짜 확정과 함께 티저 영상을 촬영한다고 말이죠. 아래와 같이 티저 영상도 만들었습니다.


기대했던 전문가 스피치 코칭은 스피치 학원에서 같은 회차 강연자 4명과 함께 수업을 듣는 것이었어요. 발표 구조에 관한 이론 수업을 듣고, 발표하며 비디오로 찍고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발성 연습도 했는데 수업 두 번으로 쉽게 바뀌진 않겠더라고요.


'평소대로 발표하면 되겠지'라고 안이하게 여긴 자신감은 10월 13일 1회차 발표자의 강연을 보고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다들 어찌나 말씀을 잘하는지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막상 다음 주에 발표라고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해졌어요. 


처음에는 제가 제출한 원고를 다듬어 강연하려고 스피치 학원에서도 그렇게 연습했습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가져온 변화'라는 제목으로 제가 어떤 꿈을 꾸었고, 성취했으며, 앞으로 어떤 희망을 꿈꾸는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 변화의 시작은 휴식이었다는 주제인데 청자의 입장에서 보니 완전 자랑 글인 거여요. 물론 제 의도는 자랑이 아니라, 여러분도 잠시 멈추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면 진심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내용인데 말이죠. 이번 주 내내 원고와 씨름했습니다. 몇 번을 고쳐 썼습니다. 어떻게 자랑 글을 스토리텔링으로 가져갈지 애썼습니다. 물론 아직도 자랑 같아 계속 수정해야 합니다.


초고에서 성취에 집중했다면 수정본에서는 먼저 성취를 간단히 말하고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집중했습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구구절절 다 말하겠지만 15분이라는 시간의 제약 때문에 고민이 깊어졌어요. 처음부터 경험담, 성공담이라고 안내받았기에 이런 구조로 초고를 작성했습니다.


서론: 만일 2주 동안 일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본론 1) 꿈: 제 꿈은 죽기 전에 제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 내는 것

본론 2) 성취: 브런치 작가와 TED 번역가가 되면서 번역서와 내 책 출간

본론 3) 희망: 글쓰기 수업을 시작으로 글쓰기 강사, 작은 책방 오픈을 희망

결론: 2주간의 휴식으로 꿈을 떠올리고, 성취하고, 희망을 꿈꾼다.


같은 내용이지만 어떻게 바꿀지 계속 고민했어요. 순서를 조금 바꾸고, 어떻게 성취하게 되었는지에 집중하고, 나만의 팁과 노하우를 알려주면 조금 더 청자가 공감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자기 자랑이 아닌 스토리텔링이 되는 거죠.


서론: 평범한 직장인이 번역서와 책을 내고, 글쓰기 선생님까지 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본론 1) 도전: 도전은 학습의 기회다.

본론 2) 일: 누군가는 우리를 지켜본다. 준비하라.

본론 3) 삶: 삶을 누릴 때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각난다.

결론: 꿈꾸고 도전하고 열심히 노력하라. 너무 달리지만 말고 잠시 멈추어 삶을 누려라.


어떤가요? 차이가 느껴지나요? 강연에 들어가는 재료는 비슷하지만 말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꾸준히 이렇게 연습하고 정제해 나가면 제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아직 원고를 다듬는 중입니다.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나?'는 생각도 살짝 해봅니다. 주말에 브런치북 공모도 마감해야 하고, 밀린 회사 일도 해야 합니다. '언제 다 원고를 외워 리허설도 충분히 할까?'라는 걱정도 올라옵니다. 


고민의 시간만큼 저는 또 성장합니다. 자칫 빠지기 쉬운 자기 자랑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스토리텔링 하는 방법도 익힙니다. 궁금했던 스피치 학원 수업도 들었습니다. 함께 준비하는 연사님을 보고 그들의 삶을 배웁니다. 결과를 떠나 이미 전 성공했습니다. 도전은 학습의 기회입니다.


* 강남사람들의 이야기(톡), “강톡” 강남구민이 연사가 되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강남열린대학 ‘주민연사 강연회(강톡)’! 2회 ‘균형’을 주제로 한 강남구민의 특별한 이야기는 10월 27일 오후 7시부터 유튜브 강남구청 공식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마지막 발표자라 제 강연만 보실 분은 7시 45분쯤에 오시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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