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하는 사람의 사심 가득한 관람기
시애틀 공립 도서관(The Seatle Public Library, Central Library)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에 소개된 건물이다. 겉으로 보기에 매우 독특하고 세련된 건물로 도서관 같은 느낌이라기보다는 도심 속의 화려한 빌딩으로 보인다.
5번가로 들어가면 3층으로 연결되고, 4번가로 들어가면 1층으로 들어간다. 건물이 유리로 되어 있어 자연채광이 들어온다. 내부에 작은 화원과 안락한 소파가 있는 3층의 Living Room이 인상적이다. Living Room이라는 표현 자체가 내 집 거실 같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1층에 한국어 책 코너가 있어서 놀랐다. 신간보다는 옛날 책들이 많다. 외국의 도서관에서 한국어 책을 보니 반가웠다. 하나 꺼내어 여유 있게 읽고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시간이 별로 없어서 아쉽게 사진으로만 남겨본다. 외국의 도서관은 어떤가 궁금해서 여행 오면 들러본다. 이곳 시애틀 공립 도서관에서는 1층의 어린이 도서관, 3층의 Living Room, 10층의 열람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서가여서 특별히 구경할 것은 없다.
쇼핑을 즐기긴 않는데 미술관이나 도서관의 기념품점은 꼭 둘러본다. 이곳의 기념품점(Friend Shop)에는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공립 도서관 건물이 독특하다 보니 건물 모양의 입체카드를 팔았다. 카드 앞면도 세련되고 카드를 펼친 모습도 멋있다.
TWIN PINS라고 된 기념품은 작은 안경과 책 모양의 핀 2개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 안경이 조금만 더 이뻤다면 이 핀을 샀을 것이다. 안경보다는 책 모양 핀이 너무 귀엽다. "인생"과 "책"이 적힌 핀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소장하고 싶은 욕심이 났다. Personal Libray Kit은 나의 어린 시절 꿈을 떠올리게 했다. 이 키트는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대출카드와 날짜를 조정해서 찍을 수 있는 스탬프가 있다. 도서관 놀이 세트라고 해야 할까? 초등학교 시절 나는 용돈을 받으면 아껴두었다가 책을 샀다. 책을 사면 내 나름대로의 분류법으로 코드를 부여하고, 견출지에 코드를 적어 책에 붙여 관리했다. 어릴 때 꿈이 나만의 도서관을 가지는 것이었다. 한 때 사서가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지금은 거리가 먼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나의 버킷 리스트 상에는 도서관 건립이 포함되어 있다. 이 키트도 장만하고 싶었으나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아 구경만 했다. 결국 산 것은 가장 오른쪽의 안경 핀(Glimmer Eyeglass Pin)이다. 독서카드에 꽂힌 안경이 화려하면서도 멋있다. 나를 위한 작은 선물이다. 이 안경 핀을 언제, 어디에 꽂아볼까 생각하니 흐뭇해진다. 결국 도서관 구경이라기보다는 쇼핑으로 끝났지만, 안경 핀이 나에게 즐거운 추억을 안겨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