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효이재 Sep 18. 2022

1.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바로 봐야한다.

가장 큰 혁신은 기술이 아니다. 세계를 보는 방법이다.

Foehn Trio "Old Ocean" feat. Erik Truffaz - Official Video


다음 번의 가장 큰 혁신은 무엇일까? 그것은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세계를 보는 방법이다.
보 로토 Beau Lotto



 “구름은 구가 아니고, 산은 원뿔이 아니며 해안선은 원이 아니다. 자연에서 직선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온전한 삼각형, 사각형, 수직, 수평.. 우리는 얼핏 이러한 개념이 자연으로부터 온 개념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든 자연적인 것에 매끄럽고 연속적인 선과 표면은 없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우리는 모든 우연한 현상들이나 불확실한 요소는 배제하고 가장 명확한 몇 개의 요소들로 쪼개고 세분화하고 단순화시켜 결과와 연결시키는 것이 현실 세계를 발전시키고 혁신하는 최선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학문, 각 조직의 기능은 갈수록 세분화되고 영역 간의 장벽이 세워졌습니다. 쪼개진 부분을 합해 전체를 예측하는 역할은 조직 내 소수의 엘리트 집단의 몫이었습니다. 부분으로서의 우리는 전체에 대한 맥락, 호기심을 억누르고 주어진 명령과 통제에 일사 분란하게 따르는 훈련을 반복해왔습니다. 물론 한 때 이런 직선적인 세계관은 인류 경제를 크게 도약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아주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거대한 폭풍을 일으킬 수도 있는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단순한 부분이 복잡하게 얽혀 부분의 합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그것이 원래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그 세계에서 나타나는 ‘창발적emergent’ 행위는 우리가 바라는 대로 ‘파괴적 혁신’을 낳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파괴적 붕괴’를 낳기도 합니다. 우리, 조직, 기업이 이 세계에서 하고 있는 게임은 더 이상 통제가능한 논리 게임이 아닙니다. 그 어떤 엘리트도 쪼개진 부분을 합해 전체를 정확하고 정밀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끝없는 주체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복잡한 세상 그 자체 속에서 이뤄집니다. 지금 우리 현실의 문제는 우리 지식이 불완전하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철 지난 기계적 관점으로 세계를 착각해 바라보는 것에 있습니다.


 한 때 우리는 가장 작은 부분에 대한 세밀한 지도가 있기만 하면 이것을 모자이크처럼 짜맞추어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만능 지도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환원주의 세계관은 언제까지나 실패할 수밖에 없음이 밝혀졌습니다. 그 이유는 시스템을 이루는 구성요소에 대해 가능한 모든 것을 알고 있을지라도 그 구성요소가 시스템을 이루었을 때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는 전혀 모르기 때문입니다.


 현실 세계는 각기 뚜렷한 속성을 지닌 개별적 주체가 모여 예측 가능한 구조를 이루는 단순 집합체가 아닙니다. 그 개별적 주체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정보들이 공유되는 변화무쌍한 네트워크에 가깝습니다.


 “진실한 장소는 그 어떤 지도에도 없다.”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이 소설『모비딕Moby-Dick』에서 말했듯, 우리가 추구하고 우리의 삶과 운명을 지배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은 그 어떤 지도에도 없습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어떤 부분의 목적에 특화된 지도를 들기보다 그저 이 복잡한 세계, 그 세계 속의 나와 내가 속한 조직 혹은 기업을 있는 그대로, 전체적으로 보고 수용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는 것 아닐가요? 그 가운데에서 우리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관계를 맺는지를 의식하는 것입니다. 생존과 성장의 첫 걸음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바로 보는 것입니다.

 

Book: 상효이재, 초개인주의 Over-Individualism, 한스미디어, 2022

장재웅, 상효이재, [네이키드 애자일] , 미래의 창, 201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