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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효이재 Sep 25. 2022

3.3 진실한 열망에 대해 물어야 한다.

목표의 본질을 향한 첫번째 질문.

박정현- 꿈에


목표의 본질을 향한 질문 하나: 좋은 ‘열망’을 이끄는가?



우리가 비로소 환기해 봐야할 사실이 있습니다. 기업의 비전, 목표의 본질은 이것을 정교하게 정의하고 관리하는 것 그 자체가 결코 아닙니다.


목표의 본질은 ‘욕망하는 인간’의 의지를 자극해 조직이 공동으로 열망할 수 있는 ‘좋은 욕망’을 만들어 내기 위함에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 이에 대해 고민해야할 핵심과 초점은 어떻게 ‘구성원을 열망하게 할 것인가’지, 어떻게 ‘정교하고 유려한 가치, 목표 체계를 만들고 관리할 것인가’가 우선시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형식적으로 아름다운 비전 • 목표관리 체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업, 조직 내 순수하고 강력한 열망을 넛징nudging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그 열망이 조직에 참여하는 구성원을 실질적으로 자극하지 못한다면 그 체계는 오히려 조직에 없는 것만 못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업을 꾸리고 운영할 때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서 우리 자신을 포함한 조직에 던져야 할 첫번째 질문은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는데?’(혹은 그와 유사한 수많은 피상적 질문들) 가 아닙니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기업, 조직이 하려는 바가


-        나를 꿈꾸게 하는가?

-        우리 조직 다수를 열망하게 하는가?


와 같은 것들입니다. 좋은 열망을 자극하는 것은 기업과 조직의 비전, 목표의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분히 인간의 감각과 정신을 자극하는 영역입니다. 우리가 일련의 맥락을 인식한 채 기존의 익숙한 테일러리즘, 합리주의 관점이 비전, 목표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가만히 살펴보면 비로소 무엇이 이상한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테일러리즘 안에서의 목표관리 방식은 드레이퍼스Hubert L. Dreyfus 가 제시한 ‘강한 인공지능의 오류’를 거의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테일러리즘에 물들어 있는 합리주의 경영자들은 형식적인 ‘목표’값을 입력하는 행위자체와 인간이 열망을 가지고 그것을 좇는 행위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조직 구성원의 ‘열망’은 단순히 ‘목표’값을 입력하고 이를 명령하는 것으로부터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복잡한 ‘맥락’을 통해 일어납니다. 경영자가 입력한 ‘목표’ 값은 전혀 예측 불가능한 사건 단 하나만 일어나도 얼마든지 허무하게 바뀔 수 있고, 지금 우리 시스템은 그리 되었을 때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진실을 우리는 ‘코로나’를 통해서 더 이상 모른 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벤 호로위츠Ben Horowitz의 『하드씽 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에서 그는 목표에 대한 자신의 과거 실수를 고백하는데 그가 진심으로 후회하는 것 중 하나는 ‘매출과 이윤 목표를 명확히 설정, 가시화하고’ 이를 기계적으로 추적하고 압박하는 것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나는 직원들에게 분기별 그래프를 직선으로 만들라고 요구하지 말았어야 했다.. 넷스케이프에서 나는 일단의 숫자 목표치를 기준으로 팀을 관리했었다. 문제는 그 숫자들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고객의 사랑을 받을 만한 훌륭한 제품이 좋은 품질로 제시간에 완성되기를 원했다.. 안타깝게도 내가 설정한 수치들은 이 우선순위와 동떨어져 있었다. 기본적으로 숫자 목표치는 유인책으로 작용한다. 팀원들은 품질과 기능과 일정을 측정하고 회의 때마다 그에 관한 수치들만 논의했다. 다른 목표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팀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흐트러뜨린 것이다… 눈앞의 실적을 위해 미래를 희생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이다.” [i]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은 환경에서 악전 고투하면서도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힘은 기계적인 수치와 지시, 명령, 압박과 같은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이겨 내고자 하는 ‘의지와 열망’에서 나옵니다.


 기업 CEO가 제시하고 말하고 보여주는 그 무엇이 만약 실제 현실에서 조직 구성원의 순수한 의지와 열망을 자극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오래가는 것이라면 형식적으로 잘 디자인된 미션, 비전, 핵심가치, MBO, KPI 혹은 OKR과 같은 그럴듯한 체계, 용어, 프로그램이 없어도 결코 기업 경영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아무리 잘 디자인된 미션, 비전, 핵심가치, MBO, KPI 혹은 OKR 등과 같은 정교한 시스템이 있어도 그것이 조직 구성원의 의지와 열망을 자극하고 하나로 모으지 못한다면 그것은 없는 것만 못한 거추장스러운 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목표의 본질은 ‘마음’에 있다.는 것을.



          

References


[i]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하드씽 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 36.5, 2015, 200~201p


Book: 상효이재, 초개인주의 Over-Individualism, 한스미디어, 2022

장재웅, 상효이재, [네이키드 애자일] , 미래의 창,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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