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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효이재 Oct 20. 2019

평균주의 인간 VS 개성적 인간

On Agile Management |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하림, 위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호모 에코노미쿠스, 평균적 인간

VS 호모 사이콜로지쿠스, 개성적 인간


개개인의 재능은 너무 종잡기 어렵고 예측 불가능해서 사회조직 내에서 중요한 요소로 삼기가 곤란하다. 사회 시스템이 지탱되도록 떠받쳐주는 기반은 어떤 지위를 맡겼을때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적절히 수행해 낼 만큼 훈련돼 있는 평균적인 사람들이다.”.


- 스튜어트페이스, 『인류에대한타당한연구』


 과학적 관리 기법이라고도 불리는 테일러리즘은 1차적으로 고전경제학이 규정한 인간에 대한 기본가정을 따릅니다. 고전경제학이 가정한 인간은 ‘호모에코노미쿠스’입니다.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인간은 충분히 합리적인 행위자다.

 - 인간은 완벽한 정보를 소유한다.

 - 행위자는 주관적인 효용성을 극대화한다.

 - 다양한 행위에 따르는 비용과 혜택을 저울질한다

 - 그런다음 비용대비 최고의 이익을 주는 것을 고른다.


 그런데 사실 이같은 가정은 현실에서 온전히 작동하기는 힘든 이상(理想)에 가까웠습니다. 때문에 테일러가 이를 보정하기 위해 택한 방식은 경영에서 인간의 행위가 가능한 ‘변수’가 되지않고 철저히 시스템상의 예측가능한 상수가 되도록 노동자의 ‘인간성’을 가능한 지우고 표준화 하는것이었습니다. 교육사상가인 토드로즈 Todd Rose 하버드 Harvard 대학교수에 따르면 테일러리즘은 전형적인 ‘평균주의averagarianism’ 철학입니다.[1]


 테일러가 과학적 관리법을 발전시키기 전만해도 기업들은 가능한 유능한 근로자를 채용한다음 이런 기대주들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회사의 업무과정을 가장 생산적이 되도록 재조직하게 맡겨뒀습니다. 테일러는 이런 방식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퇴보적이라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기업이 시스템에 잘맞는 평균적 인간을 고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특정공정을 완수할 “단하나의최선책”이 늘 있기마련이며 그 단하나의 최선책은 바로 표준화된 방법이었습니다.[2]


  톰드마르코, 티모시리스터는 [피플웨어 People Ware]에서 테일러리즘에 물든 관리자의 일반명령을 이렇게 묘사합니다.[3]


 - 오작동을없애라. 기계(인간기계)를최대한원활하게돌려라.

 - 매장에서 빈둥거리는 직원을 엄중히 다루라.

 - 직원을 교체 가능한 기계부품으로 취급하라.

 - 현재 상태를 유지하라(능률을 높일 궁리는 하지말라. 망하는 지름길이다.)

 - 절차를 표준화하라. 모든 일은 매뉴얼 대로 하라.  

 - 실험을 하지말라. 본사 수뇌부가 할 일이다.   


 평균주의 averagarianism, 표준화 경영은 20세기 산업사회 발전과 성장에 중요한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감정을 배제하고 인간을 하나의 기계, 부품으로 다룸으로써 기업, 조직 활동 내 인간성을 상실케 했다는 비판도 받아왔습니다. 테일러는 1906년 한 강연에서 사원들과 관리자들의 관계에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우리의 조직에서는 인간의 창의력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그 어떤 창의력도 필요치 않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시키는대로 명령에 순종하고 시키면 바로바로 행동에 옮기는 태도입니다.”[4] 현재까지도 여전히 과학적 관리법, 테일러리즘은 모든 산업국가에서 가장 지배적인 기업 조직의 원칙으로 남아있습니다. 단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테일러의 강연과 같은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비가 많이오는 날 차를 타고 산비탈 길을 오르던 도중 산바위가 굴러 떨어져 도로 앞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차를 잠시 세우고 ‘저돌은 없는거야, 허상이야.’라 되뇌고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를 힘껏 밟는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경영과 조직을 다룸에 있어 오랫동안 이 같은 관점을 견지해왔습니다. 경영활동이 조직간 조직 내 인간의 상호교류, 교감 속에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감정’, ‘개인성’을 배제한 제도를 구축하고 의사결정을 내려온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리더의 의사결정은 대부분 ‘감정’적이라는 것입니다. ‘감정’이 굴러떨어진 ‘바위’처럼 물리적인 형상을가지고 있었다면. 그 오류는 좀 더 쉽게 해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합리적이다.’, ‘인간은 표준(평균)적 이어야 한다.’ 인간 감정의 맥락을 배제한 호모이콘 (호모이코노미쿠스: 감정이 없고 정확하고 논리적인 경제적인 동물), 테일러리즘의 눈으로는 애초 보이지 않는 ‘문화’를 규정하기도 논하기도 어렵습니다. 성공의 가치 충돌 상황에서 발생하는 인격모독, 성희롱, 기업내 인권문제는 결국 인간의 마음을 토대로 이루어진 개념들이며 이 마음의 총체가 다시 한 조직의문화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톰 드마르코, 티모시 리스터는 피플웨어에서 인간을 단순생산(Production) 환경의 기계로 다루는 사고방식은 조직의 사기를 꺾고 조직 구성원이 당면한 실제 업무보다 다른 문제에 관심을 돌리게 만들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5]


 애자일 경영이 상정하는 인간유형은 ‘호모사이콜로지쿠스homo psychologicus’에 가깝습니다. 심리적인간을 뜻하는 용어로 이는 행동 경제학, 사회/인지심리학, 정치학 등에서 파생된 기본가정입니다. 호모사이콜로지쿠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6]


 - 인간은 제한적으로 합리적인 행위자이다.  

 - 인간이 소유한 정보는 완벽하지 않다.

 - 인간의 처리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 행위자는 효용을 극대화하는 대신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 만족한다.  

 - 정보의 홍수 또는 정보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행위자는 다양한 인지적 지름길을 이용한다.

 - 집단의 압력과 그보다 큰 사회적 압력은 행위자로 하여금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들 수 있으며심지어 행위자가 자신의 신념과 가치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게 하기도 한다.  


 애자일 경영을 주창하는 조직 전문가 그룹은 경영이론은 더이상 책, 이론 안에서 허황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더라도 실제 현실 세계 속에서 실재하는 상황을 직면한 채 지속 수정, 보완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고전 경제학의 인간 전형보다 행동경제, 심리학적 가정을 받아들여 행동 통찰 무브먼트(Behavioral Insights Movement)가 가진 핵심적인 원칙[7]을 받아들여야 한다 말합니다.


 원칙1. 조직운영전략, 정책, 프로그램은 일차적으로 우리가 인간 심리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바를 반영해 설계돼야 한다. 

 - 이 간단한 아이디어는 노벨상 수상자인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과 그의 동료들, 후대 연구진이 지난 40여년간 인간심리와 행동에 대해 이룬 혁신적 이해 덕분에 비로소 하나의 패러다임(Paradign) 으로서의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원칙 2. 조직운영, 관리 역시 끊임없이 실험(Test)하고, 배우며(Learn), 적용(Adapt)하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 인지 심리학과 행동 경제학의 주요 연구는 특정 방안의 현실적 효과성 역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애자일 경영의 기본 프레임 워크를 도입했다 하더라도 가능할 때마다 경영자, 조직 관리자들은 무선 통제시험(A/B테스트) 방식[8] 등을 활용해 아이디어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실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 환경에 상대적으로 부합하는 고유의 체계, 컨텐츠를 지속 고민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애자일은 인간 개인이 가진 고유특성/개개인성 individuality을 지지합니다. 2004년 수학 심리학자 피터몰레나 Peter Molenaar는『개별 사례적 과학으로서의 심리학 성명: 인간을다시 과학적 심리학으로 데려오다, 이번엔 영구적으로 A manifesto on Psychology as Idiographic Scence』에서 그간 과학자들이 당연한 것처럼 맹신하고 실험에 적용하던 평균주의적 가정이 구제 불능일 정도로 틀렸음을 선언하고 이를 증명하고자 했습니다.[9]


 그는 개개인은 오류가 아니며 개개인을 가장 중시되는 인간 자질에 따라 기계적이고 표준화 된 틀에 억지로 끼워넣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애자일 경영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고유의 판단력과 지능으로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하고 조직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신뢰한다는 점에서 평균주의에 반대하는 그의인식과 궤를 같이합니다.


“개인은 장소와 시간을 거치며 진화하는 고차원 시스템이다.”

                                                                                                Peter Molenaar


 이쯤되면 얼핏 상호 모순적 인 것처럼 보이는, 일반 경영이 가진 두가지 프레임- X이론, 호모이코노미쿠스– 간의 상관관계를 이해할수 있습니다. 수학자이자 경영가인 군터뒤크 Gunter Dueck 는 테일러리즘 경영은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인간을 가정했기에(호모 이코노미쿠스, 평균주의 인간형에 해당한다) 상상만큼 현실에서 제대로 가동되지 않기 십상이고 이론, 철학이 현실을 채우지 못하는 사이 기회 주의자(X이론 신봉자들에 해당한다) 들이 경영을 지배하게 되었다고 한탄합니다.


“..신뢰, 성실함, 솔직함은 불신과 스트레스로 허둥대는 기회주의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 기회주의적인 이득추구로 인간 간의 모든 신뢰를 무너뜨려 버린지금(바로 이것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수습해야 하는 금융위기의 진정한 원인이다) ‘팀! 신뢰! 기업의 사회적책임! 기업윤리! 모이면 강력하다! 이제 모두함께! 필요한 것은 비전이다!’ 같은 기합이 울려 퍼지지만 어쩐지 공허하게만 들린다. 소비자와 노동자의 신뢰를 악용해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강제하고 높은 보너스로 노동자들을 유혹하며돈을 벌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이성 회복을 위해 다시 믿어달라? 다시 믿으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북 스마트의 과학적 관리법은 스트리트 스마트(기회, 생존주의자)의 과학적 착취법이 되어 버렸다.

이 잘못된 경영이 바로 집단어리석음을 만든 주범이다. 이 집단 어리석음은 계속해서 경제를, 기업을 장악하고있다..”


군터뒤크Gunter Dueck, 왜우리는집단에서바보가되었는가?[10]


 애자일 경영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가가 있다면, 적어도 이제 막 회사를 만들었거나 만들고자 하는 초보 기업가가 아니라면 대부분 이 군터뒤크Gunter Dueck 의 탄식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애자일비즈니스 정치학’에서도 밝혔듯 애자일 경영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주류 대형컨설팅 회사 및 대기업 리더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애자일 경영 도입을 ‘지시’ 하기 전에 조직 리더는 에드워드 데밍(William Edwards Deming, 1900~1993)의 경고를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노동자에게 잘못을 돌리지 말라. 노동자는 잘못의 15%에만 책임이 있을 뿐, 나머지 85%는 경영진이 만든 체계가 초래한 잘못된 결과다.”







References


[1] Todd Rose, 평균의종말THE END OF AVERAGE, 21세기북스

[2] Taylor,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 25.

[3] Tom Demarco, Timothy Lister / 박재호,이해영옮김 / Peopleware 3판 / 인사이트

[4] Kanigel, One Best Way, 169, 1906년6월4일강연중에한발언, Todd Rose, 평균의종말THE END OF AVERAGE, 21세기북스재인용

[5] Tom Demarco, Timothy Lister / 박재호,이해영옮김/ Peopleware 3판/ 인사이트

[6] David Patrick Houghton, Political Psychology: Situations, Individuals, and Cases, Routledge

[7] James Guszcza, Josh Bersin, Jeff Schwartz, HR for Humans: How behavior economics can reinvent HR, Deloitte review

[8] 무작위로선택된집단에아이디어를실험하고그결과를통제군과비교하는방법

[9] Peter Molenaar, “A Manifesto on Psychology as Idiographic Science: Bringing the Person Back into Scientific Psychology, This Time Forever,” Measurement 2, no.4 (2004): 201-218. Todd Rose, 평균의종말THE END OF AVERAGE, 21세기북스재인용

[10] 군터뒤크, 왜우리는집단에서바보가되었는가181~182p, 비즈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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