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rld traveler Nina Nov 13. 2020

빙어낚시를 보면 네가 생각나

코끝이 시리던 그 계절엔 사랑하던 내가 있었다.

누군가 생각나게 하는 물건, 또는 순간이 있다.


유난히 무언가를 보면 코끝이 찡해지고 아련해진다.


 당시엔  것없이 지나쳤던 사소한 것인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사람에 대한 기억이 갈수록 또렷해진다.

아마도  당시에는 생각치 못한 누군가와의 추억이 담겨 있어서리라...


낚시를 보면, 아니 낚시라는 글자만 봐도 함께 빙어낚시를 갔던 S가 생각 난다.

그와 함께한 시간이 해일처럼 내 머리속을 휩쓸어버리는 것이다.


그는 파란색, 나는 빨간색으로 같이 맞춰입었던 커플 패딩과 손낚시를 하면 낚시하는 손맛을 알게 될거라며 호언 장담을 하던 그의 모습.


@pixabay



손을 첨벙 첨벙 까딱 까딱 하면서 몇시간을 자리를 여러번 옮기면서 시도해봤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빈 통과 옆 사람이 잡은 빙어를 보며 부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왜 못잡았는 지 실패의 원인에 대한 열띤 논쟁을 하였고,

못잡은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닌 도구와 상황에 대한 잘못이며 처음 잡은 것이니 다 그러지 않겠냐

그의 변론에 난 어이없어하며 당신말이 맞지만 아무래도 낚시는 우리과가 아닌거 같다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다.


@pixabay


그후에 무엇을 먹으러 갔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저 그날 저녁메뉴로 생선이 선정되지는 않았던 것만 기억이 난다.

그와 헤어지고 나서도 낚시를 보면 그가 생각이 나서 추억에 잠기게 된다.



그는 무엇으로 나를 떠올리게 될까...?

내가 좋아하던 음식일까, 내가 나직히 읊조리던 노래의 한 소절일까,

그리고 문득 궁금해진다.



타인들은 무엇을 보며 나를 떠올릴까?

나를 떠오르게하는 매개체는 무엇일까?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추억 속에 나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 골라주는 여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