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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이 아빠 Oct 03. 2021

#34 유튜브 영상에 담기다


브런치에 콩이 얘기를 올리기 시작하기 전 몇 가지 생각이 있었다.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과 아이 커가는 이야기를 공유하고도 싶었고,

쉴새 없이 지나가는 하루하루 삶을 띄엄띄엄이라도 기록하여 자주 들춰보고도 싶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계기는

몇년 후에 일반 아이들과 비슷해져 있을.. 제발 비슷해져 있으면 좋겠을 우리 콩이와

지금의 이 시기를 돌아보면서 울고 웃으며 이야기 할 때

나란히 앉아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때 그시절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시간이 되는 대로 한편 한편 글을 쓰고 있다.




한달 전쯤이었나 하이머스타드라는 유튜브 채널의 대표님께서 제안 메일을 주셨다.

제작 취지를 설명하시면서 콩이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처음 메일을 열었을 때는 자기네 유튜브 영상 소재거리로 콩이 이야기를 쓰겠다는 것에 반감이 컸다.

답장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날 하이머스타드를 검색해서 관련 기사를 읽고, 그 채널에 게시된 영상들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단순히 돈벌이만을 생각해서 화젯거리가 될만한 영상을 만드는 악성 유튜버 들과는 많이 달랐다.

여러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분의 따뜻한 이야기, 다운증후군 아이를 키우는 분의 애틋한 이야기...

선한 영향력을 추구하고, 장애아를 키우고 계신 부모님들께 공감과 희망을 전하려 한다는

그 대표님의 말이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더 크게는

10분이 채 안되는 짧은 영상이 되겠지만 콩이에게 또 다른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훗날 어릴 적 힘든 성장기를 콩이와 이야기할 때

아빠가 브런치에 올린 글들과 함께 전문가가 만들 이런 영상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안에 응하기로 하였다.




아빠의 인터뷰가 큰 흐름이고, 콩이의 영상이 중간중간 들어가는 형식이라고 하였다.

인터뷰 질문내용을 사전에 받았다.

자폐스펙트럼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심정, 아이에게 미안한 순간, 아픔을 다잡을 수 있었던 이유..

그냥 혼자 생각하기만 해도 눈물을 참을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인터뷰가 잘 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하이머스타드 두 분이 집으로 오셔서 대략 세팅을 하고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역시나...

정말 몇십년만에 남들 앞에서, 그것도 처음보는 사람들 앞에서 주룩주룩 눈물을 흘렸다.

대답이 나오기전에 눈물부터 나왔다.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에야 인터뷰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인터뷰 후 마침 콩이가 어린이집에서 하원하여 집에 돌아왔다.

이모라면 그저 좋아하는 콩이는 모르는 이모가 둘이나 집에 있으니 처음에 살짝 당황한 것 빼고는 기분이 좋았다.

콩이가 기분좋아 노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대표님이 카메라를 맡겨 놓고 가시며, 놀이터나 공원에서 콩이의 모습을 좀 더 담아 달라고 하였다.

카메라 만지는 것을 워낙에 좋아하는 녀석이기에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즐거운 추억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놀이터에서 사다리 올라가는 모습, 공원에서 징검다리 건너는 모습, 빙수가게에서 빙수 먹는 모습 등등..

여러가지 영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어제 영상 업로드 전에 최종본을 보내왔다.

영상 속 내 모습이 참 민망하다.

그래도 눈물 없이 멀쩡히 인터뷰한 듯 잘 편집된 것 같다.

영상 속 콩이의 모습은... 역시 예쁘다 우리 딸.


https://youtu.be/srdxap6vz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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