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본격적인 가을인지, 겨울에 들어서고 있는 초입인지 알 수 없는 날씨에도
나무는 제 속도로 초록 잎을 붉게 물들인다.
자연은 흐르는 시간에 속임수가 없다.
밥솥에 흰쌀밥을 안치고 취사 버튼을 누른고 노트북 앞에 앉는다.
백색 소음이 가득한 주변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건조기는 위잉~ 위잉~ 저만 일하는 듯 바쁘다.
그 소리를 덮고자 타자기를 타닥타닥 크게 두드려 본다.
그래도 건조기 소리를 이길 수 없다.
별스럽지 않은 11월 1일 아침 별스럽게 글을 쓴다.
일상의 기록을 남기려고 시작한 건 아닌데 쓰다 보니 일상 기록이 재미있다.
각자 다른 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틈에서 10월 다이어리를 정리도 한다.
26년 출간 목표를 하고 있는 책 내용에 첨부될 기록들.. 정리하다 보니
마치 흐르는 시간을 거부하는 사람처럼 칸칸이 알차게 채워 넣었다.
매월 부지런히 살아내는 내가 보인다.
건조기가 위~잉 소리를 멈추고 띠리링~ 알람을 울리고 밥솥도 취~익 뜸을 들인다.
타자기 손을 멈추고 엄마로 복귀하라는 알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