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의 파편」은 단편, 장편 희곡 중 재미있는 한 장면을 선별해 그 감정적 여운과 미학적 장치를 분석하고 현대적 맥락에서 다시 사유해보는 비평적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말은 거창하지만 그냥 특정 장면이나 대사를 가지고 이리저리 뜯어보면서 독자와 함께 놀아보는 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희극의 파편」 열아홉 번째 작품은 한국 민담의 '거울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출처: 임동권 문학박사)
간단한 내용은 이러합니다.
옛날 한 선비가 서울로 과거를 보러 갔다가 거울을 사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시골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서울에 가서 제 모습을 비추어 주는 거울이 너무 신기해서 많은 돈을 주고 그 거울을 사간 것인데요. 이후 거울을 처음 본 가족들은 어떤 반응이었을까요?
부담없이 가볍게 한번 읽어보시고 가세요^^
집으로 돌아온 선비는 거울을 남몰래 감추어 두고 아침 저녁으로 혼자만 꺼내서 제 모습을 비추어 보곤 하였는데요.
어느날 선비의 아내는 남편이 무엇인가를 농 속에서 꺼내어서는 혼자만 보고 도로 감추고 하는 것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나간 사이에 도대체 무엇을 감추어 두고 그러는지 궁금함을 참지 못하여 농 속에서 슬그머니 그것을 꺼내 들여다보게 됩니다.
순간 아내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아니 무슨 젊은 여자가... 왜 여기 있대웬 젊은 첩을 얻어다 몰래 농 속에다 감추어 두었구나...
거기에 젊은 여자의 모습이 불쑥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질투와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아내는 시어머니한테 쫓아가서 울며불며 넋두리를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시어머니는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하면서 거울을 받아들고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본 시어머니는,
젊은 사람이 아닌데?
"얘 아가야, 어디 첩이 있느냐? 건넛마을 할머니가 마실 와서 여기 있네 그래?
옆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시아버지가 무엇을 가지고 수다를 떠느냐고 나무라면서 자기도 거울을 들여다보게되었습니다.
그러자 시아버지는,
아버님, 무슨 일이 있으시기에 이렇게 현령하셨습니까?
이번에는 늙은 할머니 대신 늙은 할아버지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시아버지는 그 모습을 보더니 두 무릎을 꿇고 공손히 절을 했습니다.
며느리는 분명히 젊은 첩의 모습을 보았는데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싶어 다시 거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여전히 아까의 젊은 첩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날 뿐이겠죠?
화가 난 며느리는 첩에게 요사를 부리지 말라고 야단을 치기 시작합니다. 그랬더니 첩도 흉내를 내어 입을 놀리는 것입니다! 며느리가 점점 약이 올라 야단을 치면 첩도 지지 않고 며느리가 하는대로 흉내를 내기만 할 뿐이고..
나중에는 끝내 거울을 깨고 말았다고 합니다.ㅎㅎ
어떤가요? 워낙 짧은 글이라 처음으로 ai그림툴을 사용해봤습니다. 되게 재밌네요ㅎㅎ. 내용도 웃기고요.
「희극의 파편」은 독자가 가볍게 마주할 수 있도록, 그저 장면을 꺼내어 놓기만 합니다.
적용 질문입니다.
1. 사람의 어리석은 부분이 귀엽다고 느껴지신 적이 있나요?
2. 녹음한 내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3. 나는 나를 잘 아나요? 다른 사람들이 내가 의도한 부분을 알아주기를 바라나요,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길 바라나요?
4. 나는 스스로 멋진 사람이라고 느끼나요, 혹은 좀 어설픈 사람이라고 느끼나요? 어느 쪽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5. 남들은 나를 멋있게 봐주길 바라나요, 혹은 좀 어설픈 사람으로 봐주길 바라나요?
6. 거울을 볼 때 '나 좀 괜찮은데?' 와 '어휴, 아니다 오늘은.' 중 어느 쪽이 빈도수가 더 많나요?
「희극의 파편」은 ‘이상하게 오래 남는 순간들’을 의도적으로 골라내고, 붙잡고, 말로 돌려줍니다.
완전히 지루한 것보다 완전히 우스꽝스러운 것이 낫습니다.
-마를린 먼로
오늘의 속담입니다.
사위 사랑은 장모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
흔히 며느리는 시아버지에게서 귀염을 받고, 사위는 장모에게 더 사랑을 받는다는 말
이미지 생성 요청에 실수로 his를 her로 입력했을 때 나타나는 그림,
실수 속에는 왜곡된 진실이 도사리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