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 많은 멘붕의 순간을 아무도 미리 이야기 해 주지 않았다.

by 메이메이

사랑하면 연애하고, 연애하면 결혼하고, 결혼하면 임신하고, 임신하면 단란한 네 가족 사진 속 주인공이 바로 내가 되는 것. 당연히 그렇게 되야 하는 것인줄 알았다.

그렇게 나는 한 번의 의심도 없이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에 있어 나는 외적인 요소 - 예컨대 나와 남편의 나이(더 나이 들기 전에 아이를 낳아야 하는거 아닐까?), 신혼 지속 기간(1년 반 정도 신혼 생활을 즐겼으니 이만하면 된거겠지?), 경제력(아이 낳아도 먹이고 입히고 하는데 경제적 어려움은 없을거야.), 아이를 가지고 싶은 내 마음(결혼을 했으니 아이도 당연히 가져야지..)- 만 생각하고 아이를 가져야겠다 결심했다.


솔직히 이것들 말고 더 생각해야 할 것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런데 사실은 더, 더, 더, 더, 더, 중요하고 더, 더, 더, 더 오래 고민해 보아야 할 것들이 있었는데 그 시절 나는 정말로 그것들에 대해 털끝만큼도 알지 못했다.


모르겠다. 여자 자매가 없어서 그랬는지.. 솔로로 처절하게 외로워할 때 먼저 시집간 친구들의 육아 이야기가 듣기 힘들어 귀를 닫고 있어서 그랬는지.. 어쨌든 나는 아무도 나에게 진지하게 이야기 해 주지 않았던 멘붕의 세계에 흠뻑 빠져 허욱적 대고서야 매일 매일 화가 나서 대상도 없는 누군가에게 마음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왜 아무도 이렇다고 이야기 안 해 준거야?????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내가 이야기 해 주고 싶어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싶어서. 나같이 아이를 낳고나서 뒤따라올 행복감만 생각하며 아이를 낳았다가 무방비로 멘붕당하지 말고 적어도 마음의 준비는 하라고. 알고 선택한 것이니 그만큼 책임의 값도 무겁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갑자기 누가 내 머리를 물 속에 눌러넣어 그 속에서 숨을 참는 것보다 잠수할 줄 알고 한 호흡 크게 마시고 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쬐~금은 낫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에서 말이다.


나는 앞으로 짧은 엄마 체험기(임신과 육아기 6년) 중 가장 멘붕되었던 순간을 기록하려고 한다. 나의 경험이 모두에게 일반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와 백프로 다른 경험을 하는 사람이 널리고 널린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내 경험 중에 한 두개, 어쩌면 전부, 심지어 내 경험보다 더 한 멘붕의 난리부르스를 미래의 그대가 겪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알아두는 것쯤은 해될게 없다고 생각하며 나는 나의 상상속 여동생, 남동생을 위해 이 글을 쓰기로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