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된 후 3년.
얼마 전, 둘째 아이의 만 세 번째 생일날을 맞았다. 나에게 눈물 나게 호된 입덧을 선물해 주며 잉태를 알렸던 요 녀석은 이제 자기가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를 고르고, 초에 붙은 불을 입을 불어 불고, 야무지게 포크를 쥐고 케이크를 야금야금 먹으며, 풍선을 하늘에 던지며 생일날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어린이가 되었다. 나는 교육학을 전공한지라 대학 때부터 자주 출생 후 3년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알겠다고, 알겠다고, 출생 후 3년간 아이의 인격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 알겠다고 했었는데 이제 그 3년을 지나고 나니 정말 알겠다. 왜 출생 후 3년인지..
사람의 특징은 무엇인가? 두 발로 걸어 다니고, 말하고, 생각한다. 아이가 태어나 걷는 데까지 1년, 또 말문이 트이는데 까지 1년, 사람처럼 반응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또 1년. 길러보니 정말 그렇더라. 우리가 사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가진 존재로, 작은 미니 사람으로 자라는데 정말로 이렇게 3년이 걸렸다. 그 이전의 아기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의 이미지보다는 차라리 동물의 이미지에 더 가까웠다. 이 3년 동안 아이는 부모 또는 양육자의 절대적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 혼자서는 생명을 지키는데 필요한 어떠한 행위도 혼자 할 수 없다.
이렇게 새하얀 도화지 같은 아이에게 3년 동안 부모는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갈아 넣어 하나하나 가르치고 채워나간다. 아이가 처음 만나는 온 세상인 부모의 반응을 보고 세상에 대해 동일한 모습으로 반응하고, 인간으로서 살아갈 최대한의 것을 열심히 배워나가는 기간인 것이다.
그 3년의 기간 동안 아이를 기르기 전엔 예상하지 못했던 멘붕, 멘붕, 멘붕의 순간을 나는 앞서 기록했다. 분명 아이와 함께 하며 기쁘고 행복한 순간도 있었는데 한 걸음 떨어져서 돌이켜보면 나는 아직도 그 시간을 어렵게 감내해내었는지 어렵고 힘들고 눈물 났었던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누군가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단호히 "노" 할 만큼 나는 나름의 최선을 다했지만 벅차고 힘들었다고 기억하는 그 시절을 통과했다.
그리고 지금, 엄마 된 지 3년 후.
나는 드디어 나와 아이를 동시에 생각할 여유를 부리기 시작했다.
몇 년간 신었던 운동화 대신 출근을 위해 2-3센티이긴 하나 예뻐 보이는 구두도 사봤다.
세수하고 기억나면 대충 아이 로션 말라주고 손바닥에 남은 것으로 내 얼굴을 한 두 번 슥삭 문지르는 대신 티브이를 보며 수분팩도 붙여봤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주문해서 책을 읽고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저질 체력으로 힘들어하는 남편을 안쓰럽고 고마운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이 낳고 불어난 체중을 줄여볼까 생각하며 다이어트식이라는 것을 처음 검색해 보기도 했다.
모든 게 아이, 아이, 아이였던 무게중심의 추가 살짝 나로 왔다가 갔다가 하는 기분 좋은 느낌.
아이도 보고 나도 보고, 아이도 보고 나도 보고, 그렇게 기분 좋은 상쾌함으로 나는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몰랐다. 출생 후 3년의 중요성이 정말 중요성만큼의 부모의 헌신과 모든 것을 요구한다는 것을 아이 낳기 전에는 몰랐다.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아이를 낳고 보니 혹자는 그래서 이 3년을 군대 육아, 전투 육아라며 어찌할 수 없이 속수무책으로 아이에게 매달리게 되는 이 시기를 재미있게 부르기도 했더라. 그리고 그 3년이 지나고 나니 온전히 아이에게 가 있던 내 삶의 추가 조금은 나에게로 다시 왔다 갔다 한다는 것, 나는 말할 수 없이 찬란하게 피어나는 아이의 모습을 경이롭게 보며 웃고 있다는 것도 경험하게 되었다.
야호! 출생 후 3년이 지났다.
야호! 어쨌건 지나왔다.
야호! 아이들이 자랐다.
야호! 그동안 나도 함께 자라왔다.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아서 이후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해 보니 출생 후 3년이 정말 힘들더라. 3년이 지나니 정말로 많~~~~ 이 나아지더라. 출생 후 1년까지가 제일 힘들었고, 2돌까지가 차츰차츰 나아지지만 그래도 힘들더니 3돌까지는 그래도 할 만하네 하며 아이를 보고 있고, 3돌이 지나니 이제는 정말로 내 힘들었던 건 까먹을라 하는 지경에 이르러 아이가 이쁘다. 사랑스럽다. 좋다. 하고 있다.
아이를 낳을 것인가? 3년 힘들다.
그런데 그 3년 동안 아주 놀라운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을 만들어 낸다고 그리 힘든 거니 그 멋진 일의 중요성만큼 각오를 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