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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무직일기 06화

백수지만 바쁩니다

무직백수의 바쁜 나날

by 우연우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있어요.

저는 이력서를 뿌린 만큼 면접 제의를 받았어요.

논밭에 씨 뿌리듯 뿌렸거든요.


어.. 정말 감사한 일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이런 마음이에요.

어차피 떨어질 건데 가야하나?

그냥 또 시간만 버리는 거 아닌가?

매번 면접에서 낙방하면서 방어기제가 발동된 것 같아요.


지난 번에는 한 주에 면접을 4번은 본 거예요.

일주일이 주 5일인데, 저는 4일을 면접을 본 거죠.

겹치지 않게 촘촘히 본 것도 정말 웃기지만요.

동서남북으로 정신없이 다닌 것도 정말 웃기지요.


어느 날에는 광화문에,

또 어느 날에는 강남에,

또 어떤 날에는 선릉에서, 종로에서.

부지런히도 다녔던 것 같아요.


그랬더니 제가 원래 유지하던 루틴이 완전히 망가지더라고요.

오전에는 뭘 하고, 오후에는 뭘 하고 이런 것들이요.

백수지만 루틴이 있습니다.


하여간 그러다보니 너무 괴로운 거예요.

아, 이것도 해야 되고, 저것도 해야 되는데, 면접도 봐야하고, 내일 있을 면접 준비도 해야하고.

뭐 그런거죠.


그 와중에 몇 번은 영어면접이어서 죽을 맛이었습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요.

어차피 떨어질 건데, 영어면접을 봐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죠.

하여간 영어 면접도 계속 보다보니까 이력이 나더군요.


어, 대충 이걸 묻는 거 같군?

하면서 때려 맞춰 대답하고.

잘 이해 안 가면 되물어서 대답하고.

이제는 영어면접도 자신있습니다.


백수지만 바쁜 나날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전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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