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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Dec 20. 2022

곁을 주세요

universal, universe


곁,


곁을 주세요.


옅을 미소에 어울리는


당신의 곁을 주세요


소리없이도 당신을 다정히 부를 수 있는


바랜 종이에 쓰여진 흐릿한 악보와 같은


숭숭한 당신의 살결을 부벼주세요.




겨를 없다면,




볕,


볕을 주세요.


천구를 말없이 도는 해


황도를 관통하는 성흔으로


떳떳한 깜빡임으로 나의 마음을 끓어, 올릴때


홑은


당신과의 홍염과 같은 열애를 시동합니다.



그것은 진부하게도,


붉고, 밝고, 따뜻합니다.





혹은,


끝을 주세요.



그 어느 때보다 짙을 하늘 밑 그림자에


겉을 걷어내고


차갑고 어둡지만 사랑의 잔재가 남은 마지막을


낱낱이 정성스레 바라봅니다.




그리고,


목청껏


아래와 같은 시구를


겹겹이 써내려갑니다.








차올라 불살라졌을 테고,


피어올라 미어졌을 지라.


당신과의 미소 띤 만개와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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