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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Jan 14. 2023

사랑의 황홀한 허상

사랑은 없다.


사랑은 없어졌다.


환상과 허상이다. 




상상.




그대와의 기억은,



사랑으로만 들리고


따뜻하게만 맡았던


그대와의 기억은



그저 혼자만이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공간에 쌓아올린 조각상이었으리라.



더불어 조각나리라.


뿔뿔이 넘어지듯

산산이 풀어지리라.




위에서 내려다본 병풍과 같이

고점과 저점을 반복하던

기대감.



영원할 거라고 쉽게 믿던

주변에서 들려오던 

그들만의 사랑이 외침을 이해할 수 없던 스스로가

딱딱하고 확고한 자신만의 세계에 지진을 느낄 때


착각이라는 초라한 단어로 형용된

길고 긴 영롱한 무지갯빛 꿈에서 깬다.



그것은 다시 말해 환상이었다.


미련하고도 시리고 따끔했던, 


황홀한 허상이었다.




하이얀 실로 이어진 듯한

너를 따라가는 내 눈은 조종하는 손, 

마리오 네트




지평선 따라 멀어지는 어두운 밤의 도로에서 

소진되었던 짜릿한 무게의 언저리는



나를 인도하였다.


차라리 사랑을 모르던 시절이 나았다고 

반추할 수 있는 시절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기루 따위의 진부하고도 시상을 해치지 않는 심상을 떠올리며

피식 웃는다.




그래도 결코 사랑은 살아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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