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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Apr 18. 2021

텅 빈 시를 쓰자


텅 빈 방 안과 같이

가벼운 시를 쓰자


무한의 세계에서

나는 그저,

허무한 시를 쓰자

이다지도 머뭉머뭉 스치는
같이 있어도
홀로일 수 있는 시간에.

생명이 그럼에도 움트는
이 허연 천장과 콘크리트 가득한
지상에 솟은 욕망 한 줌

구태여 보고 싶은 사람 하나 없는
뱅글뱅글 돌아가는
순간들 속 시간에 조각조각 갈라진 틈 안으로

만천하에 약속해 버린
허망함의 축제가
신난 도시 불빛들 사이에서
은근히 시작됨에

시들기 직전
옅은 미소로 다시 환생하는
나의,
한여름 밤의

놀이동산 관람차의 풍경을 담은 듯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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