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방 안과 같이
가벼운 시를 쓰자
무한의 세계에서
나는 그저,
허무한 시를 쓰자
이다지도 머뭉머뭉 스치는
같이 있어도
홀로일 수 있는 시간에.
생명이 그럼에도 움트는
이 허연 천장과 콘크리트 가득한
지상에 솟은 욕망 한 줌
구태여 보고 싶은 사람 하나 없는
뱅글뱅글 돌아가는
순간들 속 시간에 조각조각 갈라진 틈 안으로
만천하에 약속해 버린
허망함의 축제가
신난 도시 불빛들 사이에서
은근히 시작됨에
시들기 직전
옅은 미소로 다시 환생하는
나의,
한여름 밤의
놀이동산 관람차의 풍경을 담은 듯한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