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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Sep 25. 2021

악보와 같은 글

함께 연주해 볼까요?

Musically Going.






두 가지 모음과 한 가지 자음에

너무도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한 두드림 

내저을 때마다 

온통 상상 투성이야


불확실을 감내하지 않을 거라면

내딛을 수가 없어


하지만

다섯 줄에 들어있는

불확실함 속의 

황홀한 자유를 잊는다면

그 어떤 즐거움도

괴사하고 말테야.




그 누가 감내하지 않을 수 있을까

터널 속의 설렘의 어둠의 전진



우리는 그저 잡힌 손목에 이끌려

가던 방향으로 내달음질 칠 뿐이야


오래된 연필을 들어

그건 정말 오래 되었지

하지만 검은 속성만은 분명해


둥그런 감촉은

나의 머릿 속 뇌로부터

미끄러지기에 충분해


밑둥에 달린 부들부들한 지우개도

시간이 지나면

때가 타고 사라질 뿐이잖아


모퉁이를 돌아

방으로 돌아오지


그 과정은 그리 번거롭지 않지


다시 나는

집 품으로 돌아와

냉장고 문을 열어


바라본다

함꼐한다


과일을 몰입에 넣는다



Segno.



졸리웁지만


해야 할 일을 해야만 해


그걸 깨닫기까지는 너무 오래 걸렸지


하지만 그걸 지금 앎에도


나는 쉽지 않아,


해야 할 일을 한다는 것이.



떨어지는 꽃과 나뭇잎을 뒤로 하고


채워져야만 하는



탱크 속의 물을


바라보며


향기로운 숨과 머나먼 비일상을


외면해야 한다는 것이.



아,

그래도 


나는 배부르고

옷을 마음대로 벗고 입을 수 있고


따뜻한 온기의 이불 속에


나의 가슴과 만나


괜찮다고 이야기해 줄 수 있다.


Fine.



그 생각을 하면,



D.S.




잘 이해하지 못해도,


다시 한 번,


악장의 처음으로 돌아가,


나의 세계를 맛보아 주렴.


무거움의 갈망 속에 스미었던

가벼움으로의 질주.









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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