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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Oct 01. 2019

9월, 뜻밖의 날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기록하면 특별해진다는 마음으로 매월 기억에 남는 일들을 기록합니다.




잘 마신 것

LION 맥주

런던에서 맛있게 마셨던 LION 흑맥주를 동네 주민이 선물해줘서 아껴뒀다가 가장 수고한 날 마셨다. 도수가 높아서 괴로웠던 일이랑 홀랑 잊어버리고 꿀잠 자게 만든 묘약.


Egg Coffee

베트남에 갔다가 맛 본 에그 커피. 어쩜 이렇게 거품이 곱고 쫀득하지?라고 생각했는데 거품 기계가 열일을 하고 있었다. 위에 그림은 초코시럽으로 그려주는데 100% 핸드 메이드로 그리다 보니 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쫀쫀한 거품을 떠먹다가 에스프레소를 잘 저어 마시면 달달한 커피가 된다. 조금 식은 후에 코로 거품 향을 맡아보면 계란 비린 향이 올라온다. 비법만 잘 배워서 한국에 팔면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던 독특한 커피.


사이공 맥주

지역 맥주의 힘이 워낙 강력해서 외국 맥주는 명함도 못 내민다는 베트남. 몇 종류 마셔 봤는데 사이공 맥주가 내 입맛엔 가장 좋았다. 청량감 가득한 라거라 뜨거운 쌀국수와 먹어도 그만이다.



잘한 일

온전한 휴일

추석 연휴 온전히 쉬었다. 게임도 질릴 만큼 했고 잠도 지칠 만큼 잤다.


되찾아온 로모 카메라

수리 맡겼던 로모 카메라를 가져왔다. 카메라를 맡기면서 거금을 들여 셀카가 가능하도록 부탁드렸다. 모양은 약간 어색해졌지만 가까운 거리의 사진도 가능하다니 설렌다.

영어 학원

태풍이다 뭐 다해서 몇 주 영어 학원을 몇 주 미뤘다. 그러다가 마지막 달이 되어서 부랴부랴 수업을 연강 했다. (특정 기간 동안 횟수를 차감하는 형태) 마치 수험생이 된 것처럼 오랜만에 학원을 열심히 다녔다. 습관을 만들기 어려운데 습관을 유지하기란 더 어렵다. 영어학원을 꾸준히 다니다가 몇 주 쉬었더니 또 가기가 그게 그렇게 어렵더라. 가기 싫어지고. 게으른 귀김쓴이 자꾸 나타나 달래 가며 학원을 다닌 일. 참 잘했다.


고마웠던 일

뜻밖의 무지개

회식하러 가는 길에 뜻밖의 무지개를 만났다. 인생을 통틀어 이토록 큰 무지개를 가까이에 보다니... 글 표지 사진이 그 무지개이다.


지인들

개인적인 일로 부탁할 일이 있어서 분주하고 신경 쓰였던 한주가 있었다. 급작스러운 부탁도 흔쾌히 들어준 지인들에게 감사하다.


회사

회사님이 고마운 날은 당연 월급날인데 그날이 아닌 날에도 감사한 일이 있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리조트에 당첨되어 가족과 잘 쉬고 왔다. 해가지는 풍경을 보며 거실에서 맥주도 마시고 산책도 하고, 설악산도 올라가고, 워터파크에서 늦은 물놀이도 하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자세하게 밝히지는 못했지만 뜻밖의 일이 많은 한 달이었다. 많은 사람을 몰아 만나기도 했고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기도 했다. 뜻밖에 나타난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한 달이 아니었나 싶다.

올해가 3달 남았다. 후회하지 않는 올해가 되도록 연초에 새웠던 계획을 점검하고 이제라도 실천으로 채워나가는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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