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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개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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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잇독 Dec 10. 2018

# 사람이 개보다 아름다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은 주로 미인에게 쓰는 말일 것이다. 외모가 아름다운 여성에게 '꽃보다 아름다우시네요'라는 표현을 한 유래는 분명 고급스러운 시적 표현이었을 것이며,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극찬이었을 것이다. 요즘같은 시대에는 '니가 뭔데 내 외모를 평가하냐'며 빈축을 살지도 모르겠지만, 로맨틱한 상황에서는 충분히 칭찬과 사랑의 의미로 사용된다. 그만큼 꽃이란 것이 사람에게 주는 느낌이란 이성과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 좋은 감성적 반응이다. 물론 과학자들에겐 그저 색깔의 조합이 뇌신경에 주는 영향 정도로 치부되겠지만 말이다.


관심있는 여성의 환심을 얻거나 사회생활을 위한 아부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사람' 전체로 확장한다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표현은 한차원 높은 인간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다.


반면에,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개보다 아름답네요'라고 한다면, '개보다 못한 놈'이란 대답을 들을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꽃은 우리의 감각을 긍정적 측면으로 만족시킴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향기로운 냄새를 맡을 수 있게 해준다. 꽃은 시끄러운 소리로 우리의 귀를 괴롭히지도 않으며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하지도 않는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인간을 괴롭히는 일이 없다.


개를 포함한 동물은 다르다. 씻겨주지 않으면 몸에선 고약한 냄새가 나며, 더러운 똥을 싸기도 한다. 시끄럽게 짖어댈 때도 있고, 돌아다니면서 사람의 물건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혼자 있고 싶을 때 귀찮게 하기도 한다. 사람을 물거나 공격하고 심지어 생명을 앗아가는 경우도 있다.


꽃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꽃의 생김을 보고 혐오스럽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꽃을 무서워 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개와 동물은 호불호가 있다. 개나 동물 자체에 대해 혐오와 두려움을 갖기도 한다.


꽃과 식물이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동물에게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단순히 재미있고 신비한 동물의 세계가 아닌, 또다른 아름다움이다. 각양각색의 모습과 성격, 습성 및 행동을 통해 그들은 살아 숨쉬는 생명으로서 삶에 대해 더욱 직접적으로 우리를 가르친다. 냉혹한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들이 보여주는 처절한 삶의 모습이 아름다움으로 승화된다. 특히 이종 동물 중 인류와 가장 가깝고 오랜 친구인 개는 동물 중에서도 인간과의 깊은 소통과 교감의 대명사로 역할을 한다. 나는 그것을 아름답다고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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