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발걸음
생각해 보면 이 모든 순간이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나 역시 누군가의 말에
충분히 반응하지 못했던 순간이 분명 있었다.
집중하지 못한 채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던 적도 있었고,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해
대화를 흘려보낸 적도 있었다.
우리는 종종 서로 듣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연결되고 있다는 확신까지는 닿지 못한 채 대화를 이어가곤 한다.
그리고 그 차이가 쌓일수록 대화는 점점 에너지를 잃게 된다.
상대가 이해하지 못해도 굳이 바로잡지 않고, 묻는 질문에만 짧게 답한다.
기대하지 않으면 상처받을 일도 줄어든다.
하지만 그만큼 대화의 온도도 조금씩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