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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ndraw Jul 15. 2024

여름 예찬

여름의 맛

어느덧 여름이다.


봄이 되어 새싹이 돋아나고 벚꽃이 피면 마음이 선덕선덕 해지고,

여름에 초록 나뭇잎들이 더위를 가득 담은 바람에 흔들릴 때면, 마음속에 알 수 없는 에너지가 가득해진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 진다.


그렇다. 여름이다.


길거리 치킨 집 테이블 가득 생맥과 치킨을 시켜 먹는 사람들과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매미는 언제 울지?라고 문득 생각이 들면 어김없이 매미들이 고목을 가득 메우고 밤낮없이 울어재낀다.

딸아이가 매미를 잡고 싶다고 하면, 나는 15년을 땅 속에서 살다가 겨우 2주간 살아가는 아이들인데 그대로 두자고 한다.

아이는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 그저 방충망에 붙은 매미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본다.


작았던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선물이다.


팥빙수를 먹는다.

팥의 달콤함과 얼음의 시원함, 떡의 쫀득함이 합쳐진 팥빙수를 먹고 있으면 그 어떤 것도 부럽지 않다.

그것으로 여름은 충분하다.


여름은 때론 어떤 광기와 닿아있다. 아스팔트 위를 걸으면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때로는 더위 속을 달린다.

그리고 마시는 거품이 가득한 생맥주 한잔. 그것은 오직 여름에만 가능한 맛.


그래서 나는 여름이 좋다.

더위로 밤에 잠 못 들고 뒤척이고

또 어떤 날은 나를 문 모기를 용서할 수 없어 전기 파리채를 들고 뜬눈을 지새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이 여름을 사랑하게 하고 나의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한다.


깅엄체크 민소매 원피스

챙이 넓은 스트로 햇

빳빳한 리넨 원피스


그리고 잎이 무성한 나무처럼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를 보는 것


그것이 바로 여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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