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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나약한 사람


병원에 오는 alert한 환자들은 간호사 파악을 다 하나 보다. 예를 들어 주사바늘을 잡을 때 킬킬거리는 행동을 보고 불쾌함을 호소한다거나 간호사의 말투를 보고 어떤 사람인 지 파악하는 것과 같은.


 그런 점에 있어서 사실 난 할 말이 없다. 친절하고 웃음 많은 사람이 아니니까.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잠깐만요!!!!!” 라고 말하는 게 일상이니까.




“왜 그런 사람도 있잖아요. 눈빛 부터 포스가 느껴지는. 프라이드가 느껴진달까요.”

“그렇죠.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으니까요. 혹시 저도 그렇게 느껴졌나요?”

“아니요. 선생님은 그렇지는 않은 것 같고..”


정확히 파악했다. 하루살이처럼 지내는 사람에게 프라이드가 있을 리가. 사실 간호사로서의 자부심이 있는 사람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들은 얼굴과 행동에 나타난다.


“맞아요. 전 나약한 존재에요..”


라고 말을 한 뒤에 0.1초도 주저함 없이 환자가 말했다. 그 말이 내 마음을 울렁이게 했다.


전 나약한 사람이 좋아요!


인간적인 사람이 좋다는 말로 해석해도 되는 건가. 사실 내가 갈때마다 “선생님 오셨어요?” 라고 살갑게 반겨주셔서 나도 똑같이 대했을 뿐인데.. 부끄럽지만 기분이 좋았다.


병원이라는 챗바퀴를 정신 없이 굴러다니는 햄스터 앝은 일상이지만 가끔 이렇게 물 한모금을 들이킨다. 그런 소소한 말 한마디가 나에게 힘이 된다.


병실에서 치료 잘 받으셨으면 좋겠다. 퇴원하고 나서 드시고 싶은 짬뽕 마음껏 드셨으면 좋겠다. 내가 추천한 맛집에서 꼭 드셔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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