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런 건 없겠지만요

지극히 주관적인 에세이 8

by 김유정

과거, 특히 20대, 청춘을 떠올리며 '참, 좋았다. 돌아가고 싶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꽤 많다.


나는 원래 과거를 떠올리며 '참, 좋았다. 돌아가고 싶다'라고 말하는 편의 사람은 아니다. 생각해 보면 지난 과거에 그다지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괴롭고 힘들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더 오래 남아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지금이 제일 좋다. 돌아가고 싶은 과거 같은 건 없었다.


지금의 직장이, 지금의 생활이, 지금의 상황이, 지금의 사람들이 제일 좋다. 뒤돌아 보는 타입은 아니다.


하지만 마흔이 돼서 그런가. 어쩌면 마흔도 어느 순간엔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요즘엔 '참 그때가 좋았지' 하고 예전 생각을 하곤 한다. 그때는 반짝반짝 빛나고 아름다웠는지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행복했던 그때.


요즘엔 한창 국내든 해외든 출장도 많이 가고 라디오도 하고 방송도 하고, 아주 바빴던 생활이 종종 그립다. 그때에만 해도 그때가 행복한지 모르고 엄청 정신없고 바쁘던 시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무언가 계속 해내던 시절이 그립고 행복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한 곳에 머물러 조용히 멈춰있다.


머물러 있는 건 원래 내 스타일은 아니다. 원래 그래 라고 해놓고 바뀌는 게 너무 많아 원래라는 건 없겠지만. 거의 2년이 넘게 머물러만 있다 보니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자꾸 예전 사진첩을 들춰 보게 된다. 앞으로 쭉쭉 나아가고 싶은 마음인데, 그게 참 마음처럼 쉽지 않다. 머물러 있는 것 역시 무언가 배울 점이 있고, 안락함을 선사하고 있는데도 자꾸 돌아보게 된다.


마음은 참 바쁜데 몸이 안 따라주기도 하고, 상황이 안 따라주기도 하고. 무얼 해야 좀 더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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