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전해주는 삶의 지혜 8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면 '입으로 하는 3가지'를 잘해야 한다고 한다. '먹기, 말하고, 뽀뽀하기'
먼저 먹기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이장님은 '위대한 영도력의 비밀'을 이렇게 밝혔다. "뭘 좀 마이 멕여야지, 뭐"
먹을 것 앞에서 야박해지지 마라. 내가 좀 덜 먹고 나눠 먹어도 된다. 소학에서 '평생토록 길을 양보해도 백 보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평생토록 밭두렁을 양보해도 한 마지기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평생토록 먹을 것을 양보해도 쌀 몇 가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나눠 먹으면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 적을지언정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덤으로 그 사람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다.
둘째 말하기
참 신기하게도 어떤 말은 수십 년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고 생생하게 기억난다. 20여 년 전, 유치원 다니던 딸과 함께 서해안으로 12월 31일 마지막 해넘이 구경을 갔었다. "올해 마지막 일몰이야. 조금 있으면 저 해가 바다로 떨어질 거야." 품에 안긴 어린 딸이 내 말을 듣고 진지하게 물었다. "엄마, 그럼 풍~덩 소리도 나?"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유쾌한 웃음이 난다. 기분 좋은 말의 유효기간은 참 길다. 그런데 모진 말, 아픈 말의 유효기간은 더 길다. 딸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다. 밤을 꼬박 새워 일을 하고 오전이 다 지나갈 무렵 겨우 잠자리에 들었는데, 딸이 프랜치토스트를 만들었다며 들고 들어왔다. 밥과 잠 중에 간절히 '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엄마를 위해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몸을 일으켜 눈도 뜨지 못한 채 토스트를 입에 밀어 넣었다. 그런데 설탕과 소금을 헷갈렸는지 토스트는 소금 덩어리였다. 순간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고 말았다. 딸은 풀이 죽은 모습으로 쟁반을 들고나갔다. 지금도 그날의 나를 생각하면 쥐어박고 싶다. 딸은 그때의 일이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도 미안하다. 좋은 말이든, 아픈 말이든 말의 힘은 참 무섭다. 말은 시간을 이긴다. 그러니 하기 쉬운 것이 말이라고 해도 가벼이 해서는 안 된다. 옛말에 '병은 입으로 들어가고, 화는 입에서 나온다'라고 했다. 입에 아무 거나 넣어서도 안 되지만, 입에서 아무 말이나 꺼내놓아서도 안 된다.
셋째, 뽀뽀하기.
아이가 어릴 때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틈만 나면 아이들에게 뽀뽀를 한다. 그런데 아이가 자라서 사춘기를 지날 무렵이 되면 그 횟수가 뜸해진다. 어느 날 이 사실을 깨닫고 일부러라도 딸에게 뽀뽀를 하곤 한다. 무던한 성정의 딸은 리액션이 별로 없지만, 나는 꿋꿋하게 한다. 하는 것을 유지하는 것보다 안 하던 것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고 훨씬 더 많은 용기를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인즉 맛있는 것이 생기면 기꺼이 나누어 먹고, 나쁜 말은 삼키고 좋은 말을 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일에 인색하지 않다면 인간관계는 원만하고 일상은 반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