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분실물

by 아무나

내 사랑의 크기가 내 마음의 크기보다 커서

나는 내 사랑을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남아버린 사랑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알 수 없어

감당할 수 없는 짐을 떠안은 사람처럼 괴로워하였습니다


당신이 떠난 후

아니 그로부터 며칠 후

아니 그로부터 몇 달 후

아니 그로부터 몇 계절 후

아니 그보다 더 오랜 후


그때까지 줄곧 나는 줄 사람을 잃어버린 거대한 선물을 들고 있느라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아니면 주인을 찾지 못한 값진 분실물을 떠맡은 사람처럼 모든 곳을 서성이다가 그냥 그것을 버리기로 하였습니다


지하철 쓰레기통에

후미진 공원 벤치에

더러운 골목에 쌓인 쓰레기 봉지 옆에

나는 내 사랑을 버리고 왔습니다


그제야 눈물이 멎었고 밥을 먹고 숨을 쉬고 일상을 살게 되었습니다

나는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이 되었지만 적어도 살아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날 이후 나는

사람들 사이를 유령처럼 통과합니다

그들의 웃음을 반사하는 나의 웃음은 공허합니다

그들이 손을 맞잡은 내 손에는 온기가 없습니다

그들이 건네는 말에 내 대답은 뜻 없는 울림뿐입니다


내 마음의 크기보다 더 많은 사랑을 버려

내 마음은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이미 버린 사랑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알 수 없어

텅 빈 두 손을 내려다보며 울음을 터뜨릴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