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파란
네게 할 말이 있어
그 말에 네가 돌아보았다
할 말을 해보라는 듯
신호탄처럼 경쾌하게 올라간 네 눈썹에
며칠 밤을 되뇌던 그 말
나는 네가 올 때까지 수십 번쯤 더 연습했던 그 말을 하려고
네 앞에서 입을 열었는데
피가 통하지 않을 만큼
꽉쥔 내 주먹처럼
뻗뻗해진 내 혀에
너무 오래 참아
쥐가 난 것처럼
절뚝거리며 말이 튀어나왔다
경쾌하게 뛰어가 너란 결승선에 닿으려 했는데
그 대신
볼품없이 절룩이며 두어 걸음 내딛다가
그 쥐가 난 통증에 그만
입을 막고 펑펑 울어버린
내 볼품없이
저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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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사랑에 관한 시 - 사랑의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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