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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o May 18. 2022

한 번의 결혼식과 세 번의 장례식

건강, 소중한 자산

세 번째 부고 소식을 받고 나서 문득 예전에 고등학교 시절 때 보았던 영화가 떠올랐다. 

그 영화의 제목은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었다. 영국 남자 휴 그랜트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영화였는데, 그 당시에는 비디오방이라는 곳이 유행하던 시절이다. 동아리 친구가 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봤던 기억이 난다. 


오늘 글의 내용과 영화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저 제목이 떠올랐을 뿐이다. 


몇 주 전 문자로 첫 번째 부고 소식을 받았다. 

어릴 적 개울가에서 개구리를 같이 잡고, 몰래 삼촌의 비상금을 털어 동생과 같이 오락실을 다녔던 사촌 오빠의 부고 소식이었다. 나보다 두세 살 많았던 사촌 오빠의 부고 소식은 충격이었다.  어릴 적 추억도 추억이지만 아직 젊은 나이에 심장 문제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걱정과 나의 건강 상태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다음 주는 같은 동아리 활동을 하던 후배의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었다.

' 누군가는 가족을 잃고 누군가는 새로운 가정을 만드는구나..' 예쁘게 새 출발하는 선남선녀를 보며 앞으로의 삶을 둘이 잘 화합하여 잘 헤쳐나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며칠 전 두 개의 부고 소식을 받았다. 

하루에 두 개의 부고 소식을 받으면서 '내가 이런 나이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밀려왔다. 

근무가 끝나고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한 경우는 평소에 심장이 안 좋았었는데 갑작스럽게 가족의 곁을 떠난 것이었다.

자리에 모은 친구 한 명이 이런 말을 하였다. 

"40대, 50대가 병이 많은 시기 같아. 마음은 젊은 데 몸이 하나 둘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지."

옆의 다른 친구가 거든다. " 맞는 것 같아. 나도 고지혈증에 이곳저곳 안 좋은 곳이 나타나는 것 같아."

서로의 건강을 체크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찌 보면 40대가 직장에서 어느 정도 중요한 위치에 있고 한창 왕성하게 일할 나이일 것이다. 결혼 적령기가 늦어진 만큼 가족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이들도 이제 빨라야 중학생 정도이니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일 것이다. 이럴 때 갑자기 남편이나 아내를 잃는다는 것은 그 아픔이나 충격을 어찌 잃어보지 않은 사람이 헤아릴 수 있을까... 물론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도 아프겠지만, 다른 한편으론 남겨진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 더 걱정스럽기도 했다. 


오죽하면 "생명보험은 들어 놨겠지?" 란 말도 하게 되니 말이다. 



요즘은 나라에서 건강검진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병을 키우는 경우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주위를 돌아보면 '병원 갔다가 더 큰 병이면 어떡하지. 무서워..' 하면서 병원 가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있다. 오히려 잔병치레하는 사람이 골골거리면서 오래 산다는 말도 있을까..


백세시대, 백세 시대 하는 요즘에 우선 챙겨야 하는 것이 바로 '건강'이 아닐까 싶다. 

한 7,80세부터 병원 신세를 지면서 백세를 살면 뭐 할 것인가 말이다. 내 두발로 걸어 다닐 수 있고 일상생활은 그래도 가능해야 오래 산다는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일하느냐고 바쁘고 아이들 챙기느냐고 바쁘다는 이유로 나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한다면 어찌 보면 그것이 나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매일 하루 한 시간 아니 30분만이라도 걷기 운동을 하면 오랫동안 앉아서 지내는 사람들보다 심장질환이나 뇌 질병에 걸릴 확률을 줄여준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는 너무 많이 주변에 널려 있고 자주 듣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실천하는 이가 많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겠지?!


이렇게 자신을 먼저 각성시키며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부터 실천을 해봐야겠다. 

무엇이든 실천하지 않고 생각만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말을 다시 되새기며 이제 컴퓨터를 끄고 밖으로 나가봐야겠다. 


'건강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소중함을 모른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소중함을 잃기 전에 건강을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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