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경문 Jul 28. 2021

나만의 파랑 곰을 찾아서

쫄깃쫄깃한 일상을 되찾는 시간

보험설계사와 행복설계사 


제가 어렸을 적 동네에는 보험 아주머니들이 많았습니다. 집에 와서 한참을 얘기하다가 어머니는 아이들 이야기에 보험을 드셨습니다.


보험설계사

보험은 인생에 혹시 닥칠지 모르는 불행을 대비해줍니다. 그 불행을 준비하기 위해 사람들은 돈을 모으고 일을 합니다.


행복설계사

이제는 더 이상 혹시 모를 불행을 걱정하며 살지 않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스스로 행복설계사가 되어봅니다.

하루의 행복을 세팅하고 그 속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수영을 아침에 합니다.

가기 싫은 날은 가지 않습니다.


직장에서는 좋아하는 캐모마일 차로 평안함을 잠시 느낍니다. 잘 맞는 사람들과 대화를 늘리고 잘 맞지 않는 사람들과 접촉을 줄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전화는 아무리 바빠도 받습니다. 이 들이 제가 살아가는 이유니까요.

행복은 일상에서 온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일상을 좋아하는 일, 사람으로 채우시면 어떨까요


비트코인, 주식, 유튜브, 부동산 대박 난 곰돌이들이 주변에 참 많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일이 제게만은 일어나지 않을까요?(저는 정말 곰이 확실합니다)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그랬지만

부와 명성 = 행복

이라는 방정식을 아직도 믿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부는 분명히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하게 해 줄 수 있는 활용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게 할 수는 없습니다. 부자들은 오히려 불평합니다. 이 사람이 돈 때문에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서요 


돈을 번 사람들은 많지만 직장을 그만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인류는 아주 오랫옛날 굶주린 기억 DNA 덕분에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식량을 위해

이제는 돈을 벌기 위해 각자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씁니다.


양로원에서 한 노인이 말했습니다.


저는 일에 전부를 바쳤습니다.
하지만 제 메르세데스가 저를 만나러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제한적이고

또 얼마나 남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일상을 바치고 얻은 대가가 무엇인가요?

오늘도 아이가 컴퓨터와 제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무릎에 앉습니다. 저는 집중을 하려 하고 아이는 저의 관심을 받으려 합니다.

오늘은 아이가 졌습니다. 전 일을 했고요.


그런데 잠자리에 누우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깟 일이 무엇이라고.

10년이 넘게 회사에 다녔지만 매일 무슨 일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제게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만이 남을 뿐이죠


후회를 남기지 않기로 합니다.

눈을 감는 순간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가 없어야 한다고합니다. 그러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죠 설령 실패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위해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젊은 오늘의 저와 함께


쫄깃쫄깃, 그래 바로 이맛 존맛


곰돌이 젤리를 오늘 사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유난히 젤리를 좋아합니다.

물론 저도 어렸을 적 많이 즐겼던 것 같습니다.


쫄깃쫄깃하면서도 입안을 감도는 과일향은 어린 시절 바쁜 부모님과 함께한 시간이 적었던 제게 무료함을 달래는 낙이었습니다.


문득 쫄깃쫄깃함이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힘든 시절도 있고 아슬아슬 지나가면 또 마음의 위기가 오곤 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시험이 그랬고,  새로운 연인과의 만남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이제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같은 일상이 반복되면서 그 쫄깃함이 사라져 버렸던 것 같습니다.

곰돌이 젤리가 제게 일상의 소소한 달콤함과 쫄깃함을 다시 선물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파랑 곰돌이 젤리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기로 합니다.


여러분들의 쫄깃쫄깃한 오늘을 응원할게요.


맙소사!

반전. 실제로 파랑곰이 있었습니다.

인생은 이런 맛이 아닐까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