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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 Lucy Dec 09. 2023

12월 9일 모닝페이지. 운동을 해도 살이 안 빠진다.

이제 운동으로는 한계가 있는거야? 그런거야?

기상 시간 8시. 입이 텁텁하다.


이번 주를 시작하며 세워둔 목표가 있었다. 바로 평일 내내 운동 가기. 보통은 일주일에 3일 운동 가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이번주는 미리 결제해둔 헬스장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주이기도 하고 (사람은 꼭 이렇게 아쉬워져야 소중함을 안다 바보처럼!) 지난주 호르몬의 반란으로 운동을 가지 못했던 횟수만큼 벌충하고 싶은 마음에 결정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상당히 빡세겠는걸' 생각했고 중간에는 '와, 진짜 너무 피곤해서 못 가겠는데?'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 해냈습니다 주 5일 운동을!


가장 고비였던 목요일의 운동 기록..


주5일 운동을 하면서 체력 향상? 되겠거니 생각했고 의지력? 길러질거라 생각했지만 본심은 따로 있었다. 체중이 좀 줄었으면 했던 것. 사실 운동 초기부터 대놓고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땀을 흘리고 하는데, 몇키로는 좀 줄지 않겠나 하고 생각했던 나였다. 하지만 너무 은근히 바랐던 걸까, 매일 체중계에 올라갈수록 오히려 몸무게가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을 목도했다. 수요일에는 몸무게가 최고점을 찍다가 내려왔는데 근육 무게라고 생각을 해봐도 '체중이 늘어난 것 = 살이 찐 것'이라는 방정식에 오래 잠식되어 왔던 나에겐 그리 즐거운 장면은 아니었다.


만일 근육량이 아니라면 뭐가 문제였을까. 결국에 답은 먹는 것 밖에 없다. 체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운동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먹는 양 혹은 먹는 음식의 질 같은 것이니까. 기상 직후 무의식에 기대 살짝 양심 선언을 해보자면 먹는 음식의 질은 아주 좋다고 자평할 수 있으나(거의 매번 채식 위주의 집밥을 먹으니) 먹는 양이 문제였던 것 같다. 이른 저녁에 시작되는 운동 전 무언갈 먹어야하다보니 시간이 애매해져 점심을 헤비하게 먹는 습관이 들었는데, 스스로 '간헐적 단식'이라고 명명했지만 실상은 '간헐적 폭식'에 가까웠던 것 같다. 아니, 가까웠다. 밥 한끼를 먹고 나서도 '운동할 때 배고플지 모르니까'라는 명목으로 간식도 먹고 군것질도 많이 하고 했던 게 결국 나에게 이런 배신(?)을 안겨주었나.. 아아... 운동을 하며 흘렸던 내 모든 피(?)땀눈물이여...


누가 내 손에서 젓가락 좀 떼주세요ㅠ


5일간 운동을 하며 여러모로 체력이나 근력은 좋아졌을지 모르겠지만 정말 다이어트를 하겠다면 오늘부터라도 먹는 습관을 제대로 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먹는 게 유일한 낙인데 그것마저 건드릴 수 없다고 울부짖었던 과거의 나는 잊어야지. 그리고 모든 바라는 것들을 좀 대놓고, 솔직하게 바라는 연습도 해야겠다. 운동하면서 다이어트 하고싶다는 게 뭐가 어때서 그 마음을 숨기나! 살 빼고 싶다! 살 빼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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