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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Apr 24. 2019

부러움의 건강한 가치


언젠가 제시문을 읽다가 부러움과 질투를 구별하는 예시와 내용에 빠져든 적이 있다. 역시나 한 지문이 흥미로워 잘못 빠지면 그 시험은 망치기 쉽다.


삼국지 <위서>에서 부여의 법에서는 질투가 심한 부인은 사형에 처했다고 알려져 있다.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 거길래 사형에까지 처했을까 재미있으면서도 오싹하다. 물론 질투는 부인들의 질투뿐 아니라 다양한 관계에서 나타난다. 내가 생각하는 질투는 어떤 이가 가진 강점을 부러워함을 넘어서 그것을 빼앗고 싶고 파괴하고 싶은, 보다 적극적인 저주의 형태로 느껴져 굉장히 무섭다. 어떤 사람을 싫어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에 반해 부러움은 어떤 이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의 가치를 인정하는 건강한 감정의 표출로 보인다. 나의 경우에는 부러운 것을 관찰하기도하고 노하우를 얻어 모방하여 발전의 계기로 삼기도 하고, 내가 가진 역량으로는 변화시키거나 따라 할 수 없는 것일 경우에는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만다. 부를 쌓을 수 있는 길을 포기하고 자신이 숭고하다고 생각하는(내가 보기에도 숭고해 보이는) 가치를 추구하며 인생을 사는 사람을 보면 부러움과 동시에 경외감을 느낀다.


부러워하는 대상은 보통 내가 갖지 못한 것 중에 다른 이가 가진 것, 내가 지향하고 싶은 가치인 것이 많아 자신의 인생관이 드러나는 요소이기도하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면 누구는 전문직과 사귀고 누구는 돈 잘 버는 사람과 결혼해 10억대 프리미엄 아파트에 산다며 자기도 서초맘이 되고 싶다는 둥 부러워하는 요소를 늘어놓는다. 나는 부러운 감정은 들지 않는 사례를 들을 때면 부러움의 대상이 사람마다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부러움을 표현한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누군가 나의 어떤 요소를 부러워하기도 하고 부럽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부러움을 겉으로 표현하는 사람 중에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도, 낮은 사람도 있어서 표현 자체로는 정신이 건강하다는 척도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나도 내가 갖지 못한 누군가의 강점을 부러워한다. 어떤 이의 풍성한 머리숱이 부럽기도 하고, 성실성, 체력, 생각을 말로 유창하게  표현하는 능력,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 나는 귀차니즘 때문에 머릿속에서만 그친 것을 행동으로 옮겨 삶을 풍성하게 영위하는 사람 등이 부럽다.


부러운 요소가 있지만 그 사람이 가진 전부가 부러운 경우는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세상엔 완벽한 사람이 없기에 부러워하는 대상도 결국 아쉬워하는 약점이 있고 우리가 모르는 고민과 고충이 있다. 이에 그 역시 다른이의 어떤 요소를 부러워한다. 결국 부러워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가진 가치 있는 요소를 발견해주고 인정하는 아름다운 행위이며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받는다면 이해와 포용력도 넓어져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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