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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Oct 26. 2024

애엄마, 부캐가 가능하다고?

두 마리 토끼 잡기 


아이의 어린이집 적응 기간 동안, 당시 유행하던 스마트 스토어를 시작해 보기로 마음먹고 사업자 등록을 했다. 새벽 시간을 활용해 신사임당의 스마트 스토어 강의를 들으며 부업 준비를 시작했다. 나의 생산성과 쓸모를 찾고자 하는 간절함 덕분일까, 빠르게 진도를 나가며 동시에 어떤 상품을 판매할지 여러 사이트를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하지만 아이의 가정보육이 결정되는 순간,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번에도 새로 시작한 일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대신 싸이월드 시절을 떠올리며 이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고, 정보를 담아 블로그를 개설하기로 했다.



가정보육을 다시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이번에는 훨씬 수월하게 느껴졌다. 이전에 비해 여유도 생겼고 힘도 더 났다. 그럼에도 분기마다 한 번씩은 짐을 가득 싣고 친정이 있는 세종으로 내려가 몇 주를 보내야 숨통이 트였다.



직장과 부캐 활동, 두 가지를 함께할 수 있다니


나의 아지트이자 익숙한 동네인 세종에 가면 익숙한 장소를 가거나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다. 어느 날, 대학원 동기와 만난 자리에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이제 막 시작한 신생 블로그를 공개했다. 우연히 친구도 새로 시작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여주었는데, 그동안 관심이 많았던 요리를 주제로 정갈한 사진들을 올리고 있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인스타그램이 단순한 교류의 목적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친구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같은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활발히 교류도 하고, 워낙 센스가 좋아 요리와 관련한 업체들로부터 제품도 받아썼다. 직장을 다니면서 요리하는 사람으로서 부캐를 갖는다니, 좋은 자극과 동기부여가 됐다. 



애엄마, 나도 부캐 시작해 볼까? 


블로그는 한 가지 게시물을 올리는데 많은 품을 들여야 하는 것에 비해, 인스타그램은 사진 중심이었기에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내가 보여주고 싶은 면만 드러낼 수 있으니, 그것도 좋았다. 그날 밤 아이를 재우고, 인스타그램을 다운로드하여 그 세상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어떤 캐릭터로 나를 표현할까? 어떤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싶은 걸까? 내가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대학교 때, 싸이월드 좀 해본 사람으로서 남는 것은 기록이었다. 함께 알고 지낸 사람도 세월이 지나면 멀어지지만 그곳에 담긴 나의 생각, 사진과 기록은 지금 봐도 좋다. 우선 기록을 하는 것으로 하고, 콘텐츠 소재는 나의 일상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육아'였다. 육아 중에서도 가정보육. 가정보육 중에서 아이와 조금이나마 예술로 교감할 수 있는 그럼 엄마가 되고 싶었다. 



인스타그램 시작하기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이름은 라라그린이라고 지었다. 서울 정동길에 '라그린'이라는 카페를 좋아하는데, 그곳의 분위기도 좋지만 이름에 담긴 싱그러움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이름을 정하 고나니 이 공간에 애착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첫 게시물은 네 살 딸과 다녀온 미술관 사진이었다. 아이의 예술적 감각을 길러주고 싶은 내게 평소 미술을 전공한 친구들이 미술관 데이트를 추천한 덕분에 딸과 종종 미술관을 찾기 시작했다. 피드를 채워 나가는 과정이 설레고, 작은 일상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그리고 비슷한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의 소통이 무척 즐거웠다. 



SNS와 거리가 멀었던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갈급한 마음으로 부캐를 시작했다. 



육아를 소재로 시작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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